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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mongTV Sep 07. 2024

5. 아르메니아 코카서스(세반호수 수도원 예레반)


08시 40분에 호텔 체크 아웃을 하고 준비된 버스에 올랐다. 아르메니아로 가는데 1시간 30분 여가 소요될 예정이다. 국경에 도착하니 10시다. 국경을 통과하는 데 있어서 조지아 측보다는 아르메니아 쪽이 약간 더 혼잡하였다. 통과를 하니 11시 20분으로 예상했던 시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해발을 보니 735m이다. 국경 통과와 함께 890m 언덕까지 오른다. 언덕 위에 식당이 있어 이곳까지 오른 것이다. 올라와보니 단지 식당차원을 넘어서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예사롭지 않다. 어떻게 이런 고지대에서 식당을 하려고 하였는지 주인장의 사고가 궁금도 하다. 궁금증은 바로 풀렸다. 보통 국경을 통과를 하면 점심시간이 되는데 주변에 단체 고객을 받을 만큼의 규모를 갖춘 식당이 없는 것이다. 이곳도 우리 팀만이 아닌 다른 팀들도 점심을 해결하러 속속 들어오는 모습이다. 어찌 되었던 최고의 전망대 산장에서 전망 즐기면서 훌륭한 식사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점심을 마치고 옆으로 조금 더 오르자 산정 수도원 하흐파트 수도원(Haghpat Monastery)"이 나온다. 해발 975m이다.  " 991년에 처음 지어져 완공까지 350년이 걸렸다한다. 역시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다. 면면을 보아하니 실로 대단한 석공기술이다. 한국의 석굴암이 이러하랴 하자, 한국의 석굴암은 이보다 더욱 정교하게 잘 지어졌다고 옆에서 듣고 있던 일행이 말했다. 나는 사실 석굴암을 가본 적이 없기에 더 이상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수도원을 돌아보았다. 돌들을 어떻게 위로 올렸는지 등 신비스러운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지붕에는 여기저기 잔풀들 피어나고 지붕의 뾰족탑들은 정교함과 웅장함을 동시에 드러낸다. 저기 아래 계곡으로 몽골 군대가 지나가다가 이곳을 보게 되었는데 산정상에 수도원 하나 부수기 위해서 올라오는 것이 귀찮아서 그냥 지나쳤다는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애매모호한 말을 가이드가 하고 있었다. 그래 어찌 되었던 몽골군이 이곳을 지나갔다는 것은 펙트로 받아들이면 될 듯하다. 이 아름다운 수도원은 아르메니아 정교회의 중요한 성지중 하나로 성지 순례자들에게 더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수도원을 벗어나자 14시 15분이다. 예레반으로 간다. 도중에 세반호수에 있는 유적지를 들른다. 여기서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까지는 약 2시간 20분이 소요된다. 가는 길 내내 빽빽이 둘러쳐진 수목림 계곡과 그리고 수많은 봉우리들과 그사이를 우렁차게 흐르는 강물들이 다양한 볼거리 제공하여 준다. 풍경을 보노라니 왠지 한국인 정서와도 약간 비슷한 듯하여 편안한 마음으로 절경을 즐기면서 이동하였다. 문득 13세기에 이곳을 지나갔다던 몽골의 병사들의 처지가 어떠하였을지 뇌리를 스친다. 투박할지언정 뻥 뚫린 몽골 초원의 대자연에서 호연지기 함양하면서 물 흐르듯 거침없이 살아왔던 그들에게 그들의 자연환경과는 판이하게 다른 이곳을 지나면서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멋진 풍경에 감동은커녕 집 떠난 지 오래되어 외로움만이 배가되지 않았을까?  상상의 나래는 벼리별 측은지심과 오지랖이 춤추게 한다. 해발 1740m까지 내려오자 촉촉이 비는 내리고 산 중간중간에는 아플 아풀 구름이 유려히 승천한다. 산봉우리에서 해발이 975미터였는데, 그리고 계속하여 하산하면서 목적지로 향하는지 알았는데, 잠시 차 세우고 고도계를 보니 해발 1740m다. 차는 아래로 향한 것이 아닌 그 반대로 높은 곳을 향하여 달린 것이다. 스스로도 설명 불가의 묘한 현상에 대략 난감 지경이다. 거참 내참... 어찌 된 거지? 일단은 즐기자! 


어느덧 아르메니아 생명줄 세반(검은) 호수를 끼고 지나간다. 시간은 16시 40분에 해발 1866m이다. 백문이불여일견의 아름다운 호수다. 저 멀리 호수 끝의 노란 민둥산에는 새하얀 구름이 가득 덮고 있다.  한국 호수와는 전혀 다른 이국적인 풍경에 또 다른 아름다움 자아낸다. 세반호수는 아르메니아 최대의 민물호수이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였다. 교화형(유배지) 수도원으로 올라가야 한다. 주차장 옆으로는 꼬치구이 연기가 자욱하고 여기저기서 로컬 음악소리 왁자지껄한 것이 마치 시장 분위기와 같다. 가파른  계단길 오르자 낡은 수도원이 시야에 들어온다. 멀리서 보였던 낭만적인 모습과 달리 오래된 석축 건물이다. 유배지의  슬픈 수도원을 위로라도 하는 듯 아래 호수에서는 보트소리와 음악소리가 뒤 썩여 생기 불어넣는다. 이곳은 원래 세반호수의 작은 섬이었으나 인근에 수력 발전소가 생기면서 수면이 낮아져 육지와 연결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2개의 건물만이 남아 있으며 아르메니아 대표적인 순례 장소로 유명하여 관광객이 많이 찾는 다한다. 수도원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감성 무딘 나에게는 내부 모습등이 여타 수도원과 별다름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생각하였다. 이 고립된 지역에 수도자 감금하면 과연 교화가 가능할까? 고립된 지역에서 또 다른 고립을 피하고자 탈출 감행하는 수도자도 있지 않았을까? 여행 내내 나의 오지랖 상상력은 멈춤이 없다. 이 세바나 반크 수도원(Sevanavank Monastery)은 301년 트르다트 3세 왕이 기독교를 국교로 채택한 후 성 그레고리우스에 설립된 최초의 기독교 수도원 중 하나라고 전해진다. 10-13세기 사이에 번영하였으며, 특히 키우리크 왕조 때는 유명한 교육 기관으로 활용되기도 하였으며 유배지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호기심으로 무장한 나는 수도원의 장면장면을 사진기에 담으며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여기서부터 예레반까지는 70km, 약 1시간 20분여를 가야 한다. 버스를 타니 급피로감이 몰려온다. 조지아에서 낙상 사고등이 있었고 뭔가 정신없이 이곳까지 달려온듯하다. 예레반에 빨리 가서 나만의 공간에서 쉬고 싶다.  호텔에 무사히 도착하였고 오늘 하루는 이렇게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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