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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mongTV Sep 10. 2024

8. 아르메니아에서 조지아 국경을 넘다.

오늘은 아르메니아에서 조지아 국경을 넘어가는 날이다. 어제까지 2일간 알마니아 관광은 꽉 찬 과즙의 과일처럼 볼거리 먹거리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이 풍성했다. 풍족했던 여행과 달리 한편으로는 이들의 암울했던 과거 역사에 심기가 불편하다. 아르메니아인은 유대인의 디아스포라처럼, 불굴의 한국인처럼, 그들의 강인한 민족혼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부디 그들의 앞날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빌어본다. 


이제 여행도 막바지로 향한다. 조식을 끝내고 차에 탔다. 1시간여를 이동하자 훌륭한 휴게소가 나왔다. 화장실이 무료다??. 조지아 아르메니아를 여행하는 내내 화장실 시설은 열악하였다.  열악한 시설에도 불구하고 매정하게도 대부분이 유료 요금제였다. 불친절하고 인상 찌푸리던 노파의 인상이 강하게 남는다. 그런데 이곳 휴게소는 한국처럼 깔끔하며 화장실도 무료 요금제에 먹거리와 볼거리도 풍성했다. 이곳이 세반호수 근처라고 하는데 호수는 보이지 않았다. 멋진 휴게소에서 일행이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주어 조심히 들고 차에 탔다. 아이스크림의 달달한 기분으로 국경으로 향한다. 


국경 가는 길은 협곡에 협곡을 통과한다. 며칠 전에 이곳을 지나 왔거늘 전혀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협곡은 깊고 웅장하여 위협적 일정도로 아름답다. 수일 전 이곳을 지날 때는 이동 중에 졸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극단적인 고도 바뀜에 어리둥절했고 기억에 없었다. 군데군데에 민가들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예전부터 계곡 사잇길은 인간의 통로였었나보다. 인적 드문 이곳의 아름다운 협곡의 강가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국경을 넘어간다. 국경 바로 직전이다.


12시 25분 국경에 도착하였다. 고도계를 보니 해발 417m이다.  국경 통과 순서는 다음과 같다.

 여권만 챙김 ㅡ 여권 심사 후 대기 중인 우리 차량에 탑승 ㅡ 1분여  버스 이동 후 모든 짐 하차 ㅡ 조지아 입경 ㅡ 수속 완료  ㅡ  버스 승차(대략 1시간 30분 소요)


이제부타는 조지아다. 조지아를 먼저 접한 탓인지, 한국의로의 귀국일이 가까워져서 그런 건지,  마치 타향에서 고향을 찾은 느낌이랄까?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신기하게 국경만 통과하였을 뿐인데 산세 가팔랐던 아르메니아와 달리 조지아 측에는 산세라고 할 것까지도 없이 농촌의 전원풍경이 아득히 펼쳐진다. 극단적인 자연환경의 바뀜에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제부터 1시간 30분이면  트리빌리 시다. 눈 잠시 붙인 것 같은데.... 아,, 어느덧 트리빌리시 도착이다. 


트리빌리시에는 크지는 않지만 서울의 한강과 같은 아름다운 강에 랜드마크인 평화의 다리가 있다. 야간에는 조명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오늘이 출국이기에 볼 수가 없음이 아쉽다. 밝은 대낮인데도 그 아름다움은 또 다를 자태로 위용 뽐낸다. 이 다리에서는 평화로이 하늘을 오가는 케이블카를 볼 수 있다.  유유자적 이동하는 케이블카를 보노라니 낭만적인 분위기 배가된다. 강을 건너면 서울의 인사동과 같은 고풍스러운 골목이 나온다. 말이 인사동이지 서양과 동양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기에 서울의 인사동을 생각하면 안 된다. 서양스타일의 고풍스럽고 럭셔리한 식당들과 이곳의 토산품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행 몇몇과 이곳에서 쇼핑을 즐기고 조지아에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석식을 즐기러 식당으로 향하였다. 식당은 지근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음식에는 확실히 염분 투하가 많은 듯 매우 짰다. 식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바로 이동하였다. 22시 20분 비행기로 카스피해를 넘어 알마티행이다(3시간 35분 소요). 이제 남은 일정은 알마티에서 1박을 하고 알마티 주변을 즐기고 서울행이다. 


알마티 공항 출국을 하는데 내 트렁크에서 와인 한 병이 나왔다! 세관이 압수를 하고 쓰레기통에 쳐 넣어 버린다. 아니 저..저노옴이...순간 화가 확 치밀어 올랐다.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그걸 왜 쓰레기통에 던지고 ㅈㄹ이야.. 실은 이곳에 도착한 다음날 조지아 거래처 사장이 호텔로 찾아와 자기 친구 농장에서 직접 가져왔다면서 나에게 와인 한 병을 선물로 준 것이다. 그것을 내 트렁크에 여행 내내 계속 넣고 다니다가 마지막날 공항에서 빼앗겨 버린 것이다. 경위인즉 이렇다. 낙상사고 나신분의 짐을 날더러 한국까지 들고 가라기에 아무 생각 없이 받았다. 그리고 공항에서 트렁크가 두 개로 늘어서 낙상사고 난 분의 짐을 내 명의로 화물로 부치고 두 개를 동시에 붙일 수 없기에 내것은 핸디케리로 들고 갔다. 그동안 내짐을 항상 무의식적으로 화물칸에 붙였었다. 이번은 화물칸이 아닌데도 가방 내용물에 대하여 아무런 생각도 안 하고 세관까지 당당히 들고 갔다. 트렁크 안에 와인이 들어있다는 것을 까마득히 잊어먹고 있었던 것이다.  결론인 즉, 귀한 선물 맛도 못 보고 공항에서 내팽게침을 당한 것이다. 선물해 준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등이 교차하면서 순간 화가 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조지아는 낙상사고부터 시작하여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껀식 사고로 장식하고 떠나는 셈이다. 이 정도의 사고로 끝난 것에 대하여 다행이라 해야 하나?? 추억은 미화되는 것! 이 또한 지나고 나면 잊히리오! 이번 여행도 아름다운 추억이 되리라 믿으며 조지아 & 아르메니아 여행을 마무리한다. 이제는 알마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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