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는 길에 녹색불이 켜지길

by 허니모카





3월 2일은 둘째의 초등학교 입학식 날이었다. 새 책가방을 매고 학교에 가는 대신 집에 있었고, 공책과 색연필 등의 준비물 대신 마스크를 준비해야 했다. 코로나 19 때문이다. 설 연휴에 뉴스를 볼 때만 해도 이렇게 장기전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가늠할 수 없다.


4월 9일부터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서버가 불안정하고 제시간에 접속하지 못해 과제 제출도 힘들었다는 기사를 봤다. 다소 낯설지만 교사와 학생 모두가 적응해서 정상 수업만큼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학습효과를 내면 좋겠다.


초등학교 6학년인 첫째는 EBS 온라인 클래스를, 1학년인 둘째는 E 학습터를 이용해서 수업하도록 공지받았다. 아직 수업 시작 전이지만, 수강신청을 하고 들어 보았다. (16일부터는 화상수업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온라인 클래스는 ebs에서 하는 만점왕 수업이다. 평소에 ebs에서 하는 역사와 과학 수업을 듣고 있어서 익숙했다. 근데 1학년 수업은 교실 찾아가기, 바른 태도로 수업 듣기 같은 것이었다. 이건 영상으로 보며 배우기보다 실제로 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생활하면서 배워야 하는 것인데 아쉽다. 아직 초등학교 교실에도 들어가 보지 못한 상황에서 학급문고에 책 정리하기를 배우다니..


이제 어딜 가든 마스크 쓴 사람들이 보인다. 어쩌다 쓰지 않은 사람들이 보이면 이상할 정도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주민을 만나도 고개를 돌리거나, 산책하면서도 반대방향에서 누군가 걸어오면 도로를 건너 다른 쪽 길로 가거나 의도적으로 좀 피해서 지나간다. 서로가 서로를 조심하면서도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씁쓸하고 이상한 상황이 익숙해져 버렸다.


만개했던 벚꽃은 벌써 바람에 많이 떨어졌다. 동네 길가에 핀 벚꽃나무 앞에서 마스크를 쓰고 바라봤다. 이 따사로운 날에 꽃놀이도 갈 수 없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어서 이 상황이 해결되고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주말엔 가까운 숲에도 가는 일상. 별 거 아닌 것 같았던 일들이 소중해지는 요즘이다.


우리가 학교로 가는 길, 회사로 가는 길, 여행지로 가는 길에 녹색불이 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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