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강하게 내면을 파고든다.
영화가 끝난 후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 생각해서, 원 제목도 같은 건가 찾아봤다. 프랑스 영화인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은 Jusqu'a La Garde이다. 인터넷 번역기를 사용해 찾아봤지만, 깔끔하게 한 마디로 제목다운 해석을 할 수 없었다. 대략적인 의미만 이해할 뿐. 영어로는 Custody 이란 제목을 쓰는데, 이건 양육권이란 뜻이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때 사용한 제목과는 좀 다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영화 후반에 주인공의 엄마는 계속 말한다. “끝났어.”라고. 그런데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제목이 더 확 와 닿는다. 제목이 주는 반전 상황 없이, 그저 엄마의 말대로 영화는 끝이 나고 크레딧은 올라갔지만, 알고 있다. 지금의 상황이 결코 그들의 바람대로 완벽히 끝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가정폭력을 행하는 아빠(데니스 메노체트) 때문에 엄마(레아 드루케)와 두 자녀는 집을 나와 살고, 이혼소송 중이다. 그 과정에서 딸(마틸드 오느뵈)은 19살로 이제 법적 양육대상에서 벗어났지만, 아들(토마 지오리아)은 11살이다. 아들은 아직 부모 중 누군가의 보호 아래 있어야 한다. 아빠도 엄마도 아들과 같이 지내기를 원하는 바람에, 격주 주말엔 아빠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아빠라는 호칭 대신 ‘그 사람’이라고 말하는 아들. 엄마가 맞을까 봐 아빠가 엄마의 거처를 물을 때마다 거짓말하는 아들. 그의 나이, 11살이다. 상처를 받고, 그걸 견디거나 털어버리기엔 너무 어린 나이다. 그건 어른인 엄마도, 이제 갓 성인이 된 누나도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이다. 겨우 11살인 아이가 왜 그런 상황에 있어야 하는 걸까. 왜 그런 걸 견뎌야 할까. 이유 없이.
언뜻 과한 폭력장면이 나오거나 싸우고 울고 불고 하는 장면들로 보는 동안 언짢아질까 싶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시각적 충격 없이 영화는 불안한 표정과 상황을 던져주고 나를 그 안으로 몰아넣었다. 너도 한 번 겪어보렴, 그렇게 조용히 불러들였다. 불편하고 무서운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을 때 느끼는 불안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음악이 거의 없고, 그 자리를 벨소리나 자동차 경고음 등 실제적인 소리들로 채워나가, 현실감이 배가 되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가족이란 둘레를 벗어나기란 어렵다. 법이 선을 그어준다고 해도, 쉽지 않은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말처럼 끝이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