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고, 맞으며

by 순미

평범한 하루가 지나가지만,

오늘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치킨 한 마리 시킬까?"

남편과 들이 얹아 송년 이벤트로 치맥을 할까? 생각하는 하루다.

새해아침에는 만둣국을 먹자고 해마다 빗던 만두도 빚지 않고 이제는, 몸이 편하고 싶은 주부일 뿐이다.


한동안은 해넘이 해맞이를 하러 12월의 마지막 날이면 바다가 바라 보이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곤 했다. 이젠 그런 열정도 사라지고 그런 날들을 추억할 뿐이다. 지난 시간을 생각해 보니, 숙소를 구하지 못해 차에서 12월의 차가운 밤을 보내기도 했고, 몇 해를 찾아갔던 동해안의 허수룩한 민박집은 지금도 있는지? 잠시 궁금해진다. 어느 해인가, 대마도를 갔었다. 12월 말 일을 보내고, 새해 첫날 해 뜨는 모습을 보러 간다니까, 호텔 직원이 해는 매일 뜨는데 무슨 구경을 가냐고 해서 민망했었다. 중국의 칭다오를 여행했을 때는, 가이드에게 해맞이를 하고 싶다고 하니, " 나도 가족이랑 새해 첫날 아침 먹어야 하니 알아서 다녀오라." 며 오전 시간은 가이드도 해주지 않아서 패키지 일행들이 황당해했던 기억도 있다. 순천만을 여행하며 새해를 맞이했을 때는, 펜션 사장님이 아침에 손님들에게 해맞이를 안내하면서 떡국까지 서비스를 받았었는데, 지금도 잘 지내고 계시겠지? 이제는 해맞이하려는 열정도 사라지고, 그냥 하루를 무탈하게 보내기를 바랄 뿐이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면, 늘 건강을 염려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병원을 자주 가고 약을 자주 먹으면서도 약보따리 들고 여행을 다녀왔던 게 추억으로 남는다. 4시간 이상의 비행기는 타지 않겠다고 했었지만, 여름에는 비행기를 타고 유럽까지 날아가 크루즈 여행을 했었고, 가을에는 남편과 들이서 일본을 여행했던 날이 기억에 남는다. 몇 년만 젊어도 외국말도 글자도 모르는 까막눈이지만 자유여행을 자꾸 도전해 볼 텐데, 이제는 내 인생에서 비행기 타는 여행은 점점 줄어들 예정이니 여행을 했던 시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매일 남편과 함께 운동을 다녔다. 나이 든 사람들이 많이 하는, 마치 유행처럼 번져가는 파크골프를 함께 등록하고 하루의 반나절은 파크골프를 쳤다. 점점 사회로 나가는 일이 줄어들고 열정도 사라지지만 잔디밭을 걸으며 힘껏 공을 치면 일상의 작은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

"난, 파크골프 안 쳤으면 우울증 걸렸을 거야."

아픈 시어머님과 함께 살면서 힘들어하는 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나이 든 사람들에게 힘들지 않게 걸으면서 시간 보내기 참 좋은 곳이 파크골프장이라 생각한다.


한 해를 보내면서 해 보는 소망은 건강이 더 나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일이다. 건강을 지키면서 일상에서 바라는 소소한 희망은 책을 다시 읽고, 조금 더 브런치 글쓰기를 잘해 보자는 거다. 지난 몇 해 책과 멀어졌었는데 다시 책 읽기가 잘 되지 않는다. 눈건강이 좋지 않으니 많은 독서는 엄두가 나지 않고 편하게 읽는 에세이와 소설 읽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그 시작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몇 권 빌려왔는데, 잘 읽을 수 있을는지는...... 노력해 보기로 하자. 어제는 몇 년 전의 블로그 글에 답글이 달렸다. 몇 해전의 글을 읽어보니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고, 글이 참 명랑했다. 그런 명랑함을 다시 찾을 수 있었으면. 아무튼 브런치에 자주 올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날.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이 계속되고, 그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으며 건강하게 사는 매일이 되기를 바라보는 시간이다.

이제 남편과 마주 앉아 치킨에 맥주 한잔으로 올해를 마무리하련다.



내일은 손자의 돌을 맞아, 우리 가족이 모두 모인다.

아이들과 함께 건강하고 즐거운 매일이 되기를 함께 기원하기로 하자.


이웃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목표하시는 일들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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