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부부, 짧은 여행 긴 추억
- 여행의 그날을 기억하다
블로그를 열면 지나간 날의 오늘 일기가 뜬다.
요즘 자주 올라오는 지난 오늘의 일기는 제주이야기가 많다.
6년 전 9월, 제주에서 한 달을 지냈다.
그 때의 간단한 일기들을 읽으며 추억에 잠기곤 한다.
이제는 그렇게 타지역에서 한 달을 보내는 여행을 하기는 힘들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다시 어딘가에서 할 수도 있을까?
그 때도 한 달 여행이 내 인생에 있을 거란 생각은 꿈에도 해 본적 없었으니까.
제주에서의 한 달.
많이 걸었다.
렌트카를 대여했음에도 바닷가와 오름과 시골길을 놀멍쉬멍 하영하영 걸었다.
해발 높이로 따지면 얼마되지 않아도 오름에서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제주 바다와 올레길.
돌멩이 많은 제주의 돌담 너머 자라는 채소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남아 있어서 좋았기에, 현대화 되지 않고 그 풍경이 오래 남아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제주에서 만난 사람들은 옛풍경이 많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난 해 여름에 제주를 갔다.
5년 사이에 경치 좋은 곳은 대형 카페들이 많이 생겼다.
5년전, 제주 전통 집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작은 민박이나 찻집이나 카페들.
그 정답던 모습이 사라지고 있었다.
바닷가 돌담이 있는 작은 옛집 카페는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예뻤지만 손님 없이 조용했다.
식당들도 대형화 되어서 관광객을 맞았고 음식 값은 비쌌다.
그래도 추억을 더듬어가며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좋았다.
내게는 사라지는 옛 모습이 아쉽지만 젊은이들에게는 지금의 모습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지나간 시간의 오늘 이야기를 읽으며
제주 뿐만이 아니라 내가 다녔던 곳의 여행 이야기를 다시 기억해 보기로 했다.
다시 갈 수 없는 그곳, 또는 다시 가 보고 싶은 그곳.
그날을 기억하면서 우리부부, 추억의 시간을 기억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