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 번은 들어보지 않았을까.
위기의 주부들을 처음 접한 건 2009년, 어언 10년 전이다.
CSI를 시작으로 가십걸, 섹스엔더시티를 비롯 미드의 고전은 뒤지지 않게 많이 봤지만
그 중 하루가 멀다 하고 다시보기를 하는 드라마는 위기의 주부들이다.
르넷, 브리, 수잔, 개비 이 4명의 주인공이 각각 내가 되고 싶은 사람, 내가 부정하고 싶은 나의 모습,
내가 생각도 안 했던 생각, 나와는 너무 먼 접점에 있는 사람들이기에 아무리 만나도 새롭고 감명을 받나 보다.
시즌 8로 끝을 맺은 위기의 주부들은 지난 시간 나에게 성경과도 같았다.
매일 아침 기독교 신자들이 성경을 피며 하루를 관망하듯, 난 위기의 주부들을 플레이하며 내 현실을 바라봤다.
지난 10 년 동안 나를 일으키고 고민하게 했던,
가끔은 스스로를 자조하게도 만들었던 그 순간과 장면을 기록하려고 한다.
나 같은 누군가가 우리 앞에 놓인 위기를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위기의 주부들이 그들의 다채로운 지혜로 위기를 극복해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