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르넷 Oct 10. 2018

우리가 반려자로서 할 수 있는 일

“그녀는 날 통제할 수 있어요,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해주면요. 그래서 그렇게 하죠.

그게 그녀 스스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그건 그녀의 남편으로서 내가 할 일이죠.

그녀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일이요.” 






Background

로이는 캐런의 취업청탁으로 르넷의 집 이곳저곳을 손봐주는 잡부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집안의 대소사를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르넷의 모습은 옛날남자 로이의 심기를 거스르고... 결국 로이는 르넷과의 갈등으로 일을 그만두게 된다. 그날 저녁, 르넷의 남편 탐이 로이에게 이해를 바라며 건네는 대사다. 




For me.

탐과 르넷의 결혼생활은 내 결혼생활의 밑그림을 그릴 때 꽤나 큰 역할을 했다. 정확히 말하면 닮고 싶은 모습일 수도. 서로가 처한 곤경, 불안, 콤플렉스, 무기력함을 함께 인정하고 해결 방향을 고민해가는 모습, 진정한 반려자의 모습일 테니. 


어느 날, 베란다를 보며 사면을 감싼 아파트 단지를 가리키며 ‘감옥’ 같다고 이야기한 내가 있었다. 6년 간의 회사생활 후, 처음으로 출산휴가로 휴식이 낯선 내 감정이 툭 튀어 나와 버렸다. 


얼마 후, 그는 휴직을 시작한 나에게 집안일이 아닌 ‘휴식’과 ‘여가’를 집요하게 권했다. ‘해야 할 일’을 규정하고 해내는데 성취를 느껴온 나와 ‘쉼’을 고민해가고 싶었을 터.


상대의 콤플렉스를 적당히 덮어주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일

나와 그가 서로의 파트너로서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해나갈 일이기를. 르넷과 탐이 그랬던 것처럼. 




매거진의 이전글 위기의 주부들 10년, 새로운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