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르넷 Oct 19. 2018

Say No 하는 것도, 듣는 것도 두렵지 않은 용기.

"You have to choose"

카를로스 : 아이를 꼭 갖고 싶어

가브리엘 : 당신이 남은 인생을 같이 보내고 싶은 동반자가 나인지 알아야겠어.

               그냥 치마 입고 하이힐 신은 자궁이 아니라.

카를로스 : 가브리엘, 그러지 마.

가브리엘 : 아니, 카를로스 미안하지만 협박당한다고 아이를 낳지는 않을 거야.

               당신이 선택해야겠어. 당신이 선택해야 나도 내 삶을 나아갈 테니까. 

카를로스 : 당연히 당신이지.

가브리엘 : 올바른 선택이야. 그런데, 나도 결심한 게 있어. 

               당신의 아이를 낳고 싶어.



                                                                         - Say No를 하는 것도 - 


                                                         - Say No를 들을 것도 두려워 하지 않을 용기 - 


Background

가브리엘과 카를로스는 딩크족이었다. 하지만, 카를로스의 변심으로 임신한 개비는 순응했지만, 안타깝게도 임신 초기 불의의 사고로 유산한다. 이후 카를로스는 가브리엘에게 아이를 집요하게 요구하고 결혼 무효 선언까지 하게 이른다. 가브리엘은 모든 것이 카를로스를 짝사랑하는 수녀의 수작이라고 생각해 한바탕 육탄전을 벌인 집으로 돌아와 카를로스를 몰아붙이기 시작한다. 


For me.

내가 위기의 주부들의 여주들을 좋아하는 이유다. 

Say No를 하는 것도, 듣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남편이 결혼 무효 선언  프로그램 브로셔까지 들이밀었음에도 그의 입으로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개비. 용감하다는 말 밖에. 


우리 모두는 상처받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짐작하며 추측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그가 원하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을. 그래서 또 우리는 아프다. 스스로와 그와 우리와 직면하지 못한 채 내린 추측은 결국 길을 잃게 만들고 방황하며 우리를 지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며 수차례 다짐했다.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내가 예상치 못한 답변, 감당할 수 없는 마음, 이겨내기 힘든 저항이라 할지라도.

상대방의 입을 통해 듣고 나아가겠다고. 


쉽지 않지만, 나에게도 가브리엘 같은 행운이 따를 수 있으니까. 

내가 원하는 것이 그가 원하는 것이라, 함께 나아갈 수 있을 수도.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가 반려자로서 할 수 있는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