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거미가 줄을 치고, 먼지가 내려앉아 빠르게 낡아진다. 오래간만에 들어온 나의 브런치가 꼭 그런 느낌이다. 돌보지 않아 낡아진 곳의 문을 '끼이익' 소리와 함께 열고 들어온 듯하다.
연재 중인 글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새로운 연재를 시작하고 싶었다. 일주일에 한 번 글을 다듬어 올릴 자신은 없었다. 매거진으로 연재를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브런치 북으로 엮고 싶었다. 그저 욕심이다. 시작만 있고 끝을 만나지 못하는 욕심.
한 가지를 제대로 완벽하게 해내기보다 여러 가지 일을 '적당히'하고 있는 나를 마주한다. 완벽할 자신이 없어서 다른 일을 벌이는 것인지, 아니면 이것저것 발 담그다 보니 몰두할 정신이 없는 것인지.
12월이다.
요즘은 나의 '성장'에 온통 신경이 가 있다. 좋은 점은 주변 일이 작게 보인다는 것이다. 관계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마치 파도처럼 일렁이며 나를 덮치는 상황에 나는 이전처럼 허우적대지 않는다. 자그마한 성취로부터 몸과 마음을 바로 세우기를 여러 번 반복한다.
깊은 내면을 지닌 사람을 만나면 존경심이 든다. 그리하여 상대적으로, 나의 가벼움이 드러나버리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것만 해도 기특하다고 생각한다. 볼 수 있기에 언젠가 나도 그곳에 닿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하며.
외롭자.
심심하자.
그래야 생각하고, 책 읽고 글도 쓸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