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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준 Jul 16. 2023

부산 원도심지(동구, 중구, 서구)에서 만난 등록문화재

- 부산 서구의 등록문화재 탐방기


<이 글은 부산시가 지원하는 부산 원도심에서 한 달 살아보기 프로그램인 '한 달 살아보니, 살기 좋은 부산'에 1기 참가자로 선정되어 2023년 6월 24일부터 30일까지 부산시의 숙박비 지원을 받아 여행한 기록 중 '부산에서 한 달을 산다면 꼭 하고 싶은 일 한 가지’(개인 자유 미션) 과제를 원도심의 등록문화재 탐방기로 쓴 글이다>


앞서 쓴 글에서 동구와 중구의 등록문화재를 소개했다. 그 글에 이어 부산 서구의 등록문화재에 관하여 쓰고 말미에 등록문화재는 아니지만 부산의 근대문화유산으로서 중요한 자료가 되는 '임시수도 기념관'과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에 대한 글을 덧붙인다. 



1. 부산시 서구의 등록문화재 -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와 부산 전차


부산 서구는 중구와 함께 부산의 중심지였다. 중구는 남포동, 광복동 등이 있어 상업의 중심지였다면 일제 강점기 때 경남 도청이 있었던 서구는 행정의 중심지였으며 일본인들의 중심 주거지였기 때문에 관공서와 학교 건축물이 근대문화재로 남아 있는 곳이다.


그래서 부산에서 국가등록문화재가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6개의 등록문화재가 있는데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 '부산 구 경남상업고등학교 본관', '부산 구 남선전기 사옥', '부산 전차', '부산 경남고등학교 덕형관', '대한민국 임시정부 특발, 추조, 편지 및 소봉투' 등이 있는데 서구에서 직접 탐방한 국가등록문화재는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와 부산 전차이다.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구 경상남도청, 현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부산 서구 구덕로 225 (부민동 2가)에 위치한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는 1925년에 건립된 근대 건축물이다. 이 건물은 도청 소재지를 진주에서 부산으로 옮기면서 건립한 경남도청 건물이다. 


1894년 갑오개혁으로 지방 제도를 개편하면서 경상남도의 도청을 진주에 두어 일제 강점기 초기까지는 부산과 경상남도 지역의 중심지는 동래와 진주였으나 일제는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부산을 중심지로 만들면서 1914년 동래부에서 부산부로 행정 중심지를 옮기고 1925년에는 경상남도청마저 진주부에서 부산부로 이전시켰다. 부산을 대륙 침략의 전초 기지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본관 건물은 2층 붉은 벽돌 건물이며 서구식 르네상스 양식의 변형된 형태였다. 처음 준공할 때는 ‘一’자 모양의 평면으로 구성하였으나, 1960년대 무리한 증·개축으로 평면이 ‘ㅁ’자 모양과, ‘日’자 모양으로 바뀌었다. 정면 가운데에 현관 포치(porch)가 돌출되어 있고 좌우 대칭의 평면이 특징이다. 가운데와 양쪽 끝부분을 돌출시키고 그 위쪽을 박공지붕으로 구성하는 등 전체적으로 위엄 있는 입면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근대사의 정치·사회적 변화를 간직한 역사적인 건물로 이곳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구 경상남도지사 관사(지금의 임시수도기념관)와 더불어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근대 공공 건축물이다. 

박물관 내부
건축물 부재

한국전쟁 이후 부산이 대한민국 임시 수도가  되었을 때 1953년 휴전 이후 서울로 환도할 때까지 임시 정부청사로 사용하였다. 본관 건물 외에도 상무관은 국회 의사당으로 사용되었고 뒤편에 있던 경찰국은 군.경합동작전사령부가 되었다. 휴전한 이후 다시 경상남도청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부산이 1963년에 정부 직할시로 승격되어 경상남도와 분리된 이후에도 도청 소재지는 부산이었기 때문에 계속 도청으로 사용되다가 1983년에 창원이 도청 소재지로 되면서 이 건물은 도청으로서의 역사를 마치게 된다. 그 후 부산지방법원과 부산지방검찰청 청사로 사용되다가 2001년 법원과 검찰 청사가 연제구로 이전하면서 2002년에 동아대학교 법인인 동아학숙에 매각되어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로 조성된다.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 건물은 역사성과 건축 양식의 특성을 인정해 2002년 문화재청이  건물 1동(ㅁ자형 중 후면부 제외) 연면적 6,926㎡ 중 4,504㎡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하여 보존하고 있다. 2004년 동아학숙이 내부를 박물관 건물로 고쳐 2009년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으로 개관하였다. 


부산 전차

부산 전차의 외관

1948년 제작된 전차로서 부산에서 운행했던 전차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차량이다. 부산광역시 서구 구덕로 225-00 동아대학교 박물관 야외에 전시하고 있다. 


부산 전차의 내부 모습과 부산 전차의 역사를 기록한 표지판

1927년 미국 신시내티차량회사(Cincinnati Car Company)에서 제작한 반강제(半鋼製) 보기식(Bogie 式) 궤도 차량으로 미국 애틀랜타에서 운행되었던 전차이다. 1952년 무상원조로 수입되어 부산에서 운행된 전차 20량 중에서 1968년 마지막까지 운행된 전차이다.


이 전차는 동아대학교가 1969년 2월 남선전기(주)로부터 학습용으로 기증받아 보존처리 및 복원 작업을 실시하여 동아대학교 박물관 야외에 전시하고 있는 것으로 부산에서 운행했던 전차 중 유일하게 현존하다.


문화재청이 2012년에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하였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서 부산시 서구의 국가등록문화재 찾아보기

(부산의 원도심지 중 영도구에는 아쉽게도 국가등록문화재가 아직은 없다.)


2. 원도심지의 의미 있는 근대문화유산


원도심지에는 등록문화재 이외에도 의미 있는 근대문화유산이 있다. 

부산 임시수도 대통령 관저(현 임시수도기념관)

서구의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경상남도청) 뒤 쪽 500m 정도 지점에는 '부산 임시수도 대통령 관저'가 있다. 경상남도청이 건립된 이듬해 1926년에 건축된 경남 도지사 관사였는데 피란 시절 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로 사용한 역사성을 인정하여 2018년 사적으로 지정하였다. 현재는 임시수도기념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 내.외부 모습

중구에는 부산광역시 기념물로 지정된 '근대역사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이 있다. 현재는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부산 지역의 경제 수탈에 앞장섰던 본거지였다. 해방 후 미군들의 숙소로 이용되다가 1949년 미문화원으로 개원하였고 피란 수도 시절에는 일시적으로 미국 대사관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미문화원으로 주로 사용되었던 이 건물은 1999년에야 비로소 반환되어 부산 시민들에게 돌아오게 되었다. 1920년대에 세워진 이 건물은 서구 양식이 도입될 당시에 철근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건축 경향을 불 수 있는 자료이다. 또한 처음 지어졌을 당시부터 1999년 반환될 때까지 외세 지배의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한국 근대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 건축물이기도 하다. 


부산에는 원도심지 이외의 지역에도 국가등록문화재를 비롯한 근대문화유산이 많이 있지만 이번 부산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은 원도심지(중구, 동구, 서구, 영도구)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행사로서 여행 지역이 한정되어 있어 다른 지역의 근대문화유산은 다음 기회에 찾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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