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라색 인간입니다

Chapter 3. 보라색 - 네 번째 이야기 "음악"

by 낭만부인

Chapter 3 보라색 맛(본능과 이성사이)


4. 음악_Music makes me high



세상에 음악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갈까?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한’도 많고 ‘흥’도 많은 민족이었다. ‘한’을 담아 소리로 풀어내고, ‘흥’을 담아 노래로 불러댔다. 한국에 태어나 마음이 힘들 때는 슬픈 노래로 눈물짓고, 기쁜 노래로 신이 나는 것은 자연스레 대한민국의 민족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뱃속에 있을 때 엄마는 라디오를 하루 종일 들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오빠도 나도 음악을 이렇게나 좋아한다고 평생을 말씀하셨다. 어린 시절부터 오빠도 나도 선물 1호는 항상 음악을 듣는 기계였다. 소형 카세트테이프 재생기였던 워크맨부터 휴대용 CD 플레이어 그리고 MP3 플레이어까지. 평생을 음악을 달고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은 휴대폰만 켜면 전 세계 음악들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다. 옛 음악부터 최신 음악까지 말이다. 음악 재생 앱에 저장된 나만의 리스트는 크게 2가지로 나누어진다. ‘낮’에 듣는 음악과 ‘밤’에 듣는 음악. 첫 번째 ‘낮’에 듣는 음악에는 다소 비트가 빠르고 힙한 신명나는 음악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아무래도 활동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는 내 속도에 맞는 BGM이 필요하다. 잠을 깨우고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고 신나는 기분을 넣어줄 쨍한 노래들이다. 프라이머리의 ‘?(물음표)’나 슈프림팀의 ‘말 좀 해줘’부터 박진영의‘어머님이 누구니’, 박재범의‘몸매’, 최근에는 환불 원정대의‘DON’T TOUCH ME’까지. 올드 힙합부터 가사를 들으면 내가 섹시해지는 기분이 드는 조금은 끈적한 노래까지 ‘낮’리스트 노래를 듣고 있자면 저절로 기분이 업 되어 신나게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두 번째 리스트는 하루를 마치고 잠들기 전에 듣는 ‘밤’리스트이다. 옛날 감성을 좋아하는 나는 故 김광석 님의 노래나 이문세 님의 노래 또는 엠씨더맥스, 버즈, 임창정처럼 소주를 부르는 노래들을 좋아한다. 그중에 故 김광석 님 노래는 최애 리스트로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그날들’같은 노래들은 혼술 한잔하며 듣고 있자면 세상 청승은 다 떨고 있는 것 같은 서글픔 속에 밤의 짙은 감성이 스며든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목소리와 멜로디로 하루를 살아낸 나에게 따뜻한 위로와 낭만 한 톨 없이 지낸 나에게 낭만을 가득 채워주는 노래들이다. 이 노래를 기타 연주와 함께 독창해보겠다고 야심 차게 기타도 사봤지만 독학 3일 만에 포기하고, 나의 기타는 구석에 잘 서있는 예쁜 인테리어 소품이 되고 말았다.

노래는 그 노래를 들었던 시절로 소환해가는 훌륭한 기능이 있다. 어릴 때 엄마가 그렇게도 옛 팝송을 즐겨 들었던 것은 엄마의 여고시절이 그리워서 였다는 것을 요즘의 나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마음이 울적하고 처지는 날에는 나도 모르게 10대 시절의 우상이었던 HOT 오빠들이나 젝스키스 오빠들의 노래를 틀고 있고, 그 오빠들과 대기실을 같이 쓰던 S.E.S. 언니들이나 핑클 언니들의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리쌍의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는 첫사랑에 실패하고 처음 한 이별의 시간으로 데려가 주고, 플라워의 ‘애정표현’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때의 설렘으로 데려가 준다.

씨비 매스의 ‘휘파람’이란 노래에서 ‘음악은 내 맘속에 휘파람’이라는 가사가 있다. 진짜 음악은 삶 속에서 화가 나는 순간 열을 식혀 주기도 하고, 마음이 차갑게 얼어붙은 순간 따뜻하게 데워주기도 한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회색빛깔의 공간이 여러 색의 BGM들로 멋진 하나의 명작 뮤지컬이 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음악이고, 그것이 음악의 힘이다. 앞으로도 나는 나만의 BGM들로 가득 채운 하루하루를 보낼 것이다. 음악이 주는 기쁨과 위로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말이다. “Music makes me hi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