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말 Oct 16. 2023

상대방 주인공 화법

[책을 읽고] 노구치 사토시, <선물보다 좋은 말>

한 시합에서 오타니 선수는 일류 투수 저스틴 벌렌더 선수에게 삼진아웃을 당했습니다. 기자가 그때 기분이 어땠느냐고 묻자 오타니 선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빠르고 품격 있는 볼은 처음이었습니다.” (5쪽)


오타니 선수가 인격도 만렙 찍은 사기캐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평소에 무슨 준비를 하길래 저런 대답이 자연스럽게 나오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런데, 저자에 따르면 이런 품격 있는 말은 준비로 나오는 게 아니다.


사소한 배려, 따스한 말투, 이타적인 행동 등으로 자신을 가꿔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타인의 장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144쪽)


습관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상대방 주인공 화법


이 책이 가르치는 것은 단 한 가지다. 바로 "상대방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화법"이다. 상대방이 새로 차를 뽑았다고 얘기했다고 하자. 이에 대한 반응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1) "오, 어떤 차야?"

(2) "나도 차 바꿀 때 됐는데."

(3) "새 차 타니 기분이 어때?"


(1)은 사물을, (2)는 나 자신을, (3)은 상대방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화법이다. 3번이 정답이라는 것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그런데 상대방 주인공 화법을 쓰려면, 상대방에 관해 많이 알아야 한다. 상대방에 대해 많이 아는 방법은, 의외로 자기 자신을 아는 데서 시작한다.


사실 타인을 알려면 나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나 자신을 안다고 하는 것이 표현은 조금 거창하지만 알고 보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32쪽)


나 자신에 대한 사소한 사실을, 상대방이라면 어떨지 상상해 보는 것이다. 예컨대 나는 지하철에서 자리가 나도 그냥 서서 가는 편인데, 상대방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이렇게 상대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가면 상대방의 좋은 점을 관찰하기 쉬워진다.


어떤 화제로 이야기를 하든, 상대방이 지금 어떤 기분일지 상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SNS 포스팅에 댓글 달 때도 마찬가지다.)



뜬금 카톡 보내기


친한 친구라도 뜬금 카톡을 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용건이 없는 상황에서 연락하는 것이야말로, 그 사람이 내 마음에 언제나 있다는 증거다. 뜬금 카톡은 이런 주제로 보내보자.


- 지난 번 이야기 이어가기. 예) "여행 간다더니, 어땠어?"

- 생활에 변화가 있었는지 묻기. 예) "인사철인데, 부서가 바뀌지는 않았지?"

- 사건이냐 뉴스에 영향을 받았는지 묻기. 예) "독감이 유행이라는데, 괜찮지?"


그런데,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메시지를 보내자. 뻘줌하기는 하겠지만, 진심은 전해진다.


“오늘 문득 생각이 났어요. 잘 지내시나요?” (112쪽)



말하기 전에 잠깐


그냥 던지는 말을, 상대방이 주인공인 말로 바꿔보자.


× “좋은 레스토랑이네요.”
○ “좋은 레스토랑을 알고 계시네요.” (125쪽)


칭찬의 대상은, 사물이 아니라 상대방이어야 한다. 상대방이 어떤 기분일까를 생각하면, 단순한 요청도 이렇게 바꿔 말할 수 있다. 


× “꼭 오세요.”
○ “당신이 오면 다들 좋아할 거예요.” (132쪽)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어차피 해야 하는 말이라면, 상대방을 기쁘게 하는 말을 하자. 다만, 칭찬의 말을 남발하면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진심으로 느껴질 때만 그렇게 말하라는 게 저자의 충고다. (그렇다면 위의 말은 직장 상사에게 절대 못 할 텐데?)


마음은 그냥 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전해지는 것은 말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거짓말을 진화시킨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대화는 정보 교환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것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실전 팁 모음


- 대화를 이어가기에 좋은 질문으로, "어떤 키워드로 검색했어?"를 사용해보자.

- 오감을 자극하는 표현을 써보자.

- 이 상황에 상대방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할까 상상해보자.

- 첫 데이트, 첫 회사, 첫 차처럼 처음의 무언가를 화제로 올리면 상대방을 대화의 주인공으로 만들 수 있다.

- 성과를 얻었을 때는, 옆 사람에게 꽃을 들게 하라. ("덕분에~")


매거진의 이전글 둔필승총 23101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