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0-16
1. 책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가볍게 읽기 좋은 책.
오싹한 의학의 세계사 - 이렇게 재미없을 수가.
우주날씨 이야기 - 많이 배웠다. 신변잡기 이야기가 너무 많다.
실내식물 사람을 살린다 - 지름신 강림.
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 내용은 재미있는데 (썰렁한) 잡설이 80%다.
시간을 달리는 소년
아리랑 1~4 - 역시 조정래. 역시 대하소설.
이번 주 최고는 <실내식물 사람을 살린다>인 듯.
잡자 마자 거의 한숨에 다 읽었고, 읽고 나서 곧바로 쿠팡 주문까지.
인간의 행동을 이 정도로 끌어내는 책은 흔치 않다.
<아리랑> 역시 읽는 대로 만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 읽는 중이다.
다 읽는 시점에서 <아리랑>이 그 주의 책이 되지 않을까.
2. 기후변화
사실, 기후변화는 잊고 싶은 주제다.
공공재 중 공공재인, 지구라는 행성 자체가 주인공이라서, 인간 본성 깊숙이 자리잡은 이기심을 생각하면 절대 해결 가능하지 않아 보이는 문제다.
그런데 스몰 토크를 하려고 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주제가 날씨 아니던가.
날씨 얘기를 하다보면, 요즘 날씨가 이상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고, 결국 기후변화 얘기로 옮아간다.
기후변화 얘기를 하다보면 답답하고 막막하다.
바로 어제까지 봄 날씨였는데, 오늘은 눈이 내리고 내일은 영하 10도 이하를 찍을 예정이라 한다.
아침에 눈 맞으며 산책을 해볼까 하고 나왔는데, 생각보다 눈이 많이 오고 바람도 불어 집으로 다시 올라가 우산을 챙겨 나왔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우산이 망가질 것 같아 포기하고 다시 집으로 퇴각했다.
찬 비 대신 찬 눈을 맞은 것이지만, 어쨌든 찬 뭔가를 맞았으니, 좋아하는 시를 적어본다.
북창(北窓)이 맑다커를 우장 없이 길을 나니,
산에는 눈이 오고, 들에는 찬 비 온다.
오늘은 찬 비 맞았으니, 얼어 잘까 하노라. (임제가 기생 한우에게 보낸 시조)
오늘 찬 비 맞았으니 얼어 잘까 하노라, 하는 말이 멋져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또 사랑노래였다.
맥락 없이 텍스트만 보면, 자연에 저항하지 않고 사는 삶, 무위자연, 청산별곡 같은 느낌이었는데, 전후사정을 알고 나니 좀 실망이다.
실제로 찬 비를 맞은 게 아니라, 기생 한우(寒雨)를 만난 것을 그리 빗대 말한 것이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