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손기철, <실내식물 사람을 살린다>
가끔, 행동하게 하는 책을 만난다.
제이슨 펑의 책을 읽고 곧바로 간헐적 단식에 들어갔고, 그레첸 레이놀즈의 책을 읽고 운동 루틴을 변경했다.
그렇게, 행동하게 만드는 책을 또 만났다.
이 책을 읽자마자 나는 쿠팡에 아레카야자를 주문했고, 새벽 배송으로 받아 물을 주고 출근했다.
책을 읽고 나서 아레카야자에게 물 한 잔을 주기까지, 13시간 정도밖에 안 걸렸다.
행동을 격발시키는 책은 뭔가 다르다.
책을 펴면, 목차도 나오기 전에 피치가 나온다.
실내에 식물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15가지다.
① 실내의 공기오염물질(휘발성 유기화합물질, 오존,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아황산가스)을 정화한다.
② 실내 먼지나 공기 중 미생물이 감소된다.
③ 여름철에는 냉방, 겨울철에는 난방 및 가습기 역할을 한다.
④ 전기제품과 같은 유해 전자파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⑤ 음이온을 발생하므로 건강 유지에 효과적이다.
⑥ 식물에 따라서는 휘발성 물질(phytoncide)을 방출하므로 진정·살균작용을 한다.
⑦ 식물을 볼 때 알파파가 증가하고 델타파가 감소되므로 정신 생리를 향상시킨다.
⑧ 피로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며, 심신을 안정시킨다.
⑨ 작업능률을 향상시키고, 바이탈 사인을 정상화시킨다.
⑩ 선인장 및 다육식물을 둠으로써 실내의 야간 이산화탄소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⑪ 아늑하고 본능적으로 그리워하는 고향과 같은 분위기를 준다.
⑫ 녹색 건축재료(green materials) 및 소품 역할을 한다.
⑬ 심신의 건강을 위한 레저활동으로 최적이다(녹색의 애완동물).
⑭ 부작용이 없고 가격 대비 효과가 뛰어나다.
⑮ 관리비가 들지 않으며, 설치와 해체가 간단하다. (21쪽)
이산화탄소 흡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그 실외공기보다 실내공기가 더 나쁜 경우가 많다. 기후변화로 더욱 심해진 여름과 겨울의 기온 널뛰기에 전기료 공포가 더해져, 냉난방 효율은 중요해 보이고, 환기는 소홀해진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환기는 해야 한다고 하는데, 주로 이산화탄소 때문이다.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각종 폐해를 유발한다. 이산화탄소라면, 그렇다. 초등학교에서 배운 대로, 식물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잠깐, 식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이유는 광합성 때문이다. 밤에는 식물도 우리처럼 호흡을 하며 이산화탄소를 뱉어낸다고 배우지 않았던가?
다행히도, 식물이 밤에 뱉어내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낮에 흡수하는 양에 비해 매우 적다.
게다가, 선인장과 다육식물은 야간에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낮에 기공을 열었다가는 귀한 수분을 빼앗기기 때문에 채택한 전략이다. 따라서 이들 식물의 이산화탄소 흡수 패턴은 일반적인 식물과 정반대다.
물론 이들 역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이유는 광합성 때문이다. 광합성은 광합성이지 열합성이 아니므로, 충분한 빛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선인장과 다육식물이라 하더라도 낮에는 빛을 많이 받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밤에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할 테니까.
따라서 침실에 빛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선인장을 낮에는 빛이 많은 베란다에 내놓았다가 저녁에 침실로 가져오면 좋을 것이다. (67쪽)
더 좋은 것은, 작은 선인장 하나가 밤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같은 총 잎면적의 관엽식물이 낮 동안 흡수하는 양의 17배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유해 물질 제거
실내식물이 주는 도움은 위에 열거한 대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해 물질 제거와 습도 조절이다. (유해 물질 중에는 물론 이산화탄소도 포함된다.)
식물은 흡수한 물질을 대사하여 분해한다. 폼알데하이드에 C14를 부착하여 시행한 실험에 따르면, 식물에 흡수된 폼알데하이드가 유기산, 당, 아미노산 등으로 분해되었다고 한다.
식물을 이용한 실내 휘발성 유기물질의 제거는 크게 식물과 토양 내 미생물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46쪽)
그렇다. 식물 혼자 하는 게 아니고, 미생물과 함께 한다. 뿌리혹박테리아는 우리 몸의 마이크로바이옴과 마찬가지로 콩과 식물과 혼연일체 아니던가. 다른 식물들도 공생하는 미생물군을 가지고 있다.
식물에 따라 잘 제거하는 유해 물질의 종류가 다르므로,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어떤 식물을 실내에 들일 것인지 정하면 될 것이다.
실전
그렇다면, 어떤 식물을 어떻게 길러야 할까? 이 책에는 15종의 추천 식물이 나열되어 있다.
1. 관음죽
2. 네프롤레피스
3. 대나무야자
4. 드라세나
5. 벤자민 고무나무
6. 산세베리아
7. 선인장 및 다육식물
8. 스파티필름
9. 싱고니움
10. 아이비/헤데라
11. 시서스
12. 인도고무나무
13. 파키라
14. 황야자
15. 꽃이 있는 분화식물
황야자는 아레카야자라고도 하는데, NASA 선정 공기정화식물 목록에서 1위를 기록했다.
나는 아레카야자와 함께, 오존 제거에 탁월한 스파티필름, 폼알데하이드 제거를 잘하는 산세베리아, 그리고 선인장 계열 몇 가지를 기를 생각이다.
식물을 기르는 방법으로는 수경재배를 추천한다. 수경재배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하이드로볼을 사용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좋다. 하이드로볼 수경재배는 수경재배라기보다 흙 재배에 가깝지만, 사용자 편의 측면에서 볼 때 수경재배 같은 느낌인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반수경재배라고 많이들 부른다.
하이드로볼을 사용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배수공이 필요 없어 아무 데나 기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흙 재배에 비해 발생하는 먼지가 매우 적다는 점도 강점이다. 흙이 없으므로 해충 발생에도 훨씬 덜 취약하다.
전혀 몰랐던 사실인데, 식물의 잎은 주기적으로 닦아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나는 식물이 알아서 할 줄 알았다.)
실내식물은 대부분 열대 내지 아열대 원산이므로, 겨울에는 해를 많이 쬘 수 있도록 신경 써줘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 겨울의 건조함을 생각해서, 겨울에는 보습에 신경을 써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