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읽고] 후지카와 도쿠미, <메가 비타민 건강법> (2)
비타민C 메가도스, 괜찮을까
실험용 쥐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실험용 쥐의 간이 하루에 합성하는 비타민C의 양을 체중 60kg의 성인으로 환산했을 때, 1.7~3.4g이면 혈중 비타민C 농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된다고 한다. (67쪽)
다른 책에 의하면, 평균 크기의 돼지는 하루에 약 20그램의 비타민C를 소변으로 배출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적어도 그 정도를 체내 합성하고 있다는 말이다. 챗GPT에 따르면 평균적인 돼지의 체중은 150~300킬로그램이라 하니, 60kg의 돼지라면 하루에 3.5 내지 8그램의 비타민C를 소변으로 배출하는 셈이다.
인간은 비타민C를 맹글지 못하노니, 그 정도는 먹어줘야 하지 않을까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수치와 위 인용문의 수치를 참고해서, 비타민C 필요량을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비타민은 혈액 내에서만 항산화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혈중 농도를 기준으로 비타민C 복용량을 정하는 것도 그다지 신뢰할 만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구 투여의 경우 비타민C의 농도는 3시간 후에 절정에 달한다. 방사능을 준 L-아스코르브산을 인체에 투여하고 조사해 본 결과, 체내 비타민C의 반감기는 16일이라고 한다. (69쪽)
비타민C와 같은 수용성 물질 섭취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것은 섭취 간격이다. 이걸 결정하기 위해, 혈중 농도가 포화되는 속도와 체내 반감기를 참고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권고되는 6시간 섭취 간격은 바로 혈중 농도 포화 속도를 참고로 정해진 것이라고 보면 된다.
컨디션이 보통인 사람이 비타민C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에는 설사를 일으킬 수 있지만, 그것은 창자 내에 남아 있는 고농도의 비타민C에 의한 높은 삼투압으로 인하여 수분흡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한편, 질병이나 외상으로 인하여 비타민C가 파괴되면, 장에서 필요로 하는 비타민C의 흡수 능력은 크게 증가한다. 즉 아플 때는 비타민C가 창자까지 가지 않기 때문에 설사를 일으키지 않는다. 이처럼 질병으로 인한 비타민C의 흡수 능력은 질병의 중증도에 비례하며, 상태가 나쁠수록 비타민C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0쪽)
비타민C 메가도스 용량을 결정하는 방법은, 설사가 날 때까지 먹어보고 거기에서 용량을 조금 줄이는 것이다. 왜 설사가 유발되는지 알고 나니, 메가도스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다.
저자의 결론은 하루에 2~30그램의 비타민C를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메가도스 기준과 부합한다.
비타민C 메가도스와 요로결석
비타민C 메가도스 관련하여 가장 큰 걱정은 요로결석이다. 이론상, 비타민C는 체내에서 대사되어 옥살산염으로 변환되는데, 옥살산염이 칼슘과 결합한 옥살산 칼슘이 요로결석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맛 때문에 비타민C를 잘 못 먹는 소비자를 겨냥한 중성 비타민C라는 것이 있다. 비타민C에서 H 하나를 떼고 대신 Na나 Ca를 가져다 붙인 것이라서 신맛이 덜하다.
무슨 얘기냐 하면, H+ 하나가 떨어져 나간 비타민C 이온 역시 칼슘과 결합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다.
소변 속의 칼슘은 비타민C와 결합하며, 옥살산과 결합하는 칼슘의 양은 감소한다. 따라서 비타민C가 요로결석의 근원이 되는 옥살산과 칼슘의 결합을 막고 있는 것이며, 신장결석이나 요로결석의 위험을 줄인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83쪽)
그래서 비타민C가 요로결석을 예방한다고 주장하는 기능의학자들도 많다. 그런데 옥살산염이 되려면 비타민C는 완전히 대사되어야 한다. C6H8O6가 C2O4(2-)가 되어야 하니, 여기저기 끊어줘야 할 곳이 많다. 메가도스 반대 진영의 대표 논리 중 하나가 먹어봤자 소변으로 다 빠져나간다는 얘기인데, 이는 메가도스 하는 사람들의 소변에서 대사되지 않은 비타민C가 많이 검출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메가도스를 할 경우, 요로에는 옥살산염보다 비타민C가 훨씬 더 많다고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칼슘은 옥살산염과 손잡을 기회보다 비타민C와 손잡을 기회가 더 많다. 논리적으로는 비타민C 메가도스가 요로결석을 예방한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내 경험을 살짝 추가하면 이렇다. 요로결석 경험이 있는 나는 비타민C 메가도스 이후 요로결석을 경험한 적이 없다. 논리와 경험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소결
비타민C 메가도스를 한지 10년도 넘었다. 반대 주장도 많은 요법이라 불안한 마음도 가끔 든다. 그러나 세상에 100%가 어디 있나. 마침 정보가 넘치는 세상이니, 공부하면서 조절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