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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필승총 240218

by 히말

<프리모 레비의 말>

프리모 레비의인터뷰. 자살 며칠 전의 기록이다.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던 사람이 왜 갑자기 그런 선택을 했을까? 내게 프리모 레비는 점점 더 수수께끼다.

-- 프리모 레비는 1984년 4월 11일 자 <라스탐파>지의 기고문에서 에마누엘레 아르톰을 회상한다. 그 무렵 미라피오리 공원이 아르톰에게 헌정되었는데, 수식이 없고 분명한 감탄의 말로 그를 기린다. “1943년 9월 8일 나치가 북부 이탈리아를 침공하자 에마누엘레는 주저하지 않았다. 군대 경험이 없고 폭력과 무관하던 그는 산으로 올라가 유격대원이 된다. 쾌활하고 당당하게 불편과 위험을 견뎠고 대담하고 민첩하게 행동했다. 1944년 1월에 발펠리체에서 행동당의 정치지도원이 된다. 소탕 작전에 걸려 체포되고 며칠 동안 극도로 잔인한 고문을 받고 굴욕을 당하지만 침묵을 지킬 힘을 잃지 않았다. 동지들의 이름을 발설하지 않았다. 고문의 고통으로 4월 7일 사망한다.”


Primo_Levi.jpg 존경해 마지 않는 프리모 레비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내가 아는 내가 내가 아니라면?



<사기병>

-- 아프기 전과 아프고 난 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세상을 너그러이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얼마를 모아서 무얼 하겠다는 욕심도 내려놓게 되었다. (12월의 일기 중)



<면역에 관하여>

-- 아버지는 한참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생명. 생명이 암을 일으킨단다."



<물리 노트>

-- 물고기의 수정체는 두께 조절 대신 수정체가 직접 앞뒤로 움직여 초점을 맞춘다.

-- 빛은 파장이 짧을수록 산란되기 쉬우므로, 가시광선 고주파 영역이 주로 산란된다. 원뿔세포는 RGB밖에 없으므로, 하늘은 보라색 대신 파란색으로 보인다.

-- 반면, 해가 뜨고 질 때는 태양빛이 통과하는 공기층이 두꺼우므로, 고주파 영역은 다 산란되고 저주파 영역이 눈으로 들어와 붉게 보인다.

-- 물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는, 저주파 영역을 물 분자가 흡수하기 때문이다. 남은 빛이 물속의 이런저런 물질에 산란되어 우리 눈에 들어온다.

-- 우리가 기타 소리라고 인식하는 것은 대부분은 줄이 아니라 통이 울리는 것이다. 첼로의 경우 바닥에 놓고 연주하므로, 바닥 자체도 울린다. (참고로, 인간의 목소리도 성대가 만든 작은 소리를 목, 구강 등 공간이 확대한 소리가 대부분이다. 이건 요즘 읽는 중인 의학책에 나온다.)

-- 베토벤은 지휘봉을 입에 물고 피아노에 대서 소리를 들었는데, 골전도 이어폰과 같은 원리다. 즉, 베토벤의 청력 손실은 고막 문제였다.


Joseph_Karl_Stieler's_Beethoven_mit_dem_Manuskript_der_Missa_solemnis.jpg


-- 스팀오븐은 과열 수증기로 요리한다. 이렇게 하면 과열 에너지가 식품의 수분을 기화시켜 바삭하게 조리된다. 과열 수증기는 오븐 안의 공기를 밀어내므로, 대기 중 21%에 해당하는 산소도 밀어낸다. 그래서 가열에도 불구하고 산화가 오히려 덜 일어나 비타민 등 영양소가 덜 파괴된다.

-- 이온 드라이브는 제논을 이온화해 플라스마로 뿜어내는 장치다. 플라스마에 전압을 가하면 초속 30km 속도로 분사가 가능하다. 이는 화학 엔진 분사 속도의 10배에 해당한다.

-- 수은/알콜 체온계는 실제로 평형 온도를 측정하지만, 전자 체온계는 평형 온도를 예측해서 표시한다. (얼어죽을 regression이라는 얘기.)

-- 바람 맞으면 시원한 이유는, 우리 몸을 감싸고 있는 공기층(피부체온과 평형 상태)이 얇아지기 때문이다.

-- 후! 하고 입으로 바람을 불면 주변 공기가 같이 흘러가 강한 바람이 되는데, 이를 동반흐름이라 한다. 동반흐름을 이용한 것이 날개 없는 선풍기다.

-- 빨대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이유는 입안의 압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입에 빨대 2개를 물고, 하나만 음료에 담가 빨아들이려고 하면 음료가 빨려 올라오지 않는다. 입안의 압력이 대기압과 같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 전자레인지에 쓰이는 마이크로파는 2.45GHz, 즉 파장이 12cm나 된다. 골고루 안 익는 게 당연하다.

-- 겨울철 문 열 때 정전기를 방지하려면, 손잡이를 잡기 전에 벽에 손을 댄다. 콘크리트나 나무 벽은 정전기에 대해 도체다.

-- 자외선 살균은 자외선의 전리 작용, 즉 전자를 튕겨내는 힘을 이용한다. DNA의 전자를 튕겨내 세균을 죽인다.

-- 기술 발전에 따라 휴대전화 전파의 주파수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 공기 중에서는 저항이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지만, 물속에서는 속도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스티븐 왕겐, <밀가루만 끊어도 100가지 병을 막을 수 있다>

-- 호밀과 보리에는 글루텐이 들어 있다. 메밀, 옥수수, 쌀, 오트는 안전하다. 다만, 오트는 유통 과정에서 밀에 오염되는 경우가 많다.

-- 셀리악 병에 시달리는 사람은 소장의 융모가 닳아 있거나 뭉툭하게 변하는데, 이를 가리켜 소장 융모 위축이라 부른다. 셀리악 병 진단 기준은 소장 융모 위축이다. 위축이 있는 곳을 찾으려면 생검을 4~6번 정도 해야 한다. (없던 위축이 생기겠다.)

-- 셀리악 병은 글루텐 불내증의 부분집합이지만, 최종 보스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글리아딘 항체 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빼박 글루텐 불내증이지만, 음성이라면 위음성 가능성이 크므로 안심할 수 없다.

-- 글루텐 불내증은 유당 불내증을 불러올 수 있다. 유당 분해 효소는 소장 융모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 글루텐 불내증은 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알레르기라고 봐야 한다.

-- 글루텐 불내증을 포함한 대개의 음식 알레르기는 IgE 반응이 아니라 IgG 반응이다. IgG 반응은 느리고 덜 과격하게 일어난다. 피부반응 검사도 IgE 반응을 놓칠 수 있는데, 피부 반응만 보기 때문이다. 만성적 음식 알레르기 검사인 ELISA(효소결합면역흡착검사)는 IgE와 IgG를 모두 잡아내며, 검사 당일 환자가 먹은 음식에 영향 받지 않는다.

-- 효모(칸디다)는 항생제로 죽지 않는다. 항생제 치료 후 마이크로바이옴을 칸디다가 장악할 수 있다. 당질은 칸디다가 좋아하는 먹이다.



<유품정리사>

현대인이 빙의한 것 같은 주인공의 사상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재미없다고 생각하던 중, 여인들의 비밀결사 등장! 아예 비현실적으로 가니 재미있다!



<날로 먹는 분자세포생물학>

-- DNA는 평소에 염색질(chromatin) 형태로 있다가 세포분열시에 더 뭉쳐서 염색체(chromosome)이 된다.

-- 아미노산 광학 이성질체는 peroxisome에서 분해된다. (좋아할 일은 아니다. 아미노산에 국한된 얘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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