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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마당을 나온 암탉
위는 어떻게 위산에 녹지 않을까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하쿠바산장 살인사건
반값 보험료 만들기 프로젝트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1
곤충
다다상조 회사
이번 주 최고는 단연, <마당을 나온 암탉>이다.
이런 걸작이 우리나라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 이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애니메이션과는 많이 다르다.
애니메이션은, 우리나라의 경쟁 정서를 반영해야 했는지, 다른 내용이 많다.
전부, 원작의 주제을 크게 훼손하는 것들이다.
족제비에게 일격을 날린 것은 늠름한 수컷이어야 하고,
아들도 경쟁에서는 가뿐하게 남들을 이겨야 하며,
분량을 늘리려면 개그 캐릭터도 하나 나와야 하는 것이 애니메이션이다.
과거에 애니메이션을 접했을 때는, 참 잘 만든 작품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원작을 읽고 나니, 애니메이션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가 일어난다.
꼭, 원작 읽기를 추천한다.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를 꾸역꾸역 다 읽었다.
비기독교인으로서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독교인들은 대개 생에 한 번쯤, 하나님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겪고는 한다.
<Windhover>라는 시로 유명한 Gerard Manley Hopkins는 아주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지만,
노년에 이르러 신앙에 대한 회의감을 토로한 시를 여럿 발표했다.
물론 그는 신앙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말한 <영혼의 깊은 암흑>은, 많은 기독교인들이 겪는 고통이라 한다.
그러나 필립 얀시는 홉킨스와 달랐다.
그의 고뇌는 별로 깊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냥 보통의 일요일 설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2. 온라인 장보기
15년쯤 전에, 온라인 장보기를 처음 할 때는 여러가지 걱정이 있었다.
이상한 물건 가져다 주면 어떡하지? 하는 게 주된 망상이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라든가... 말이다.
온라인 장보기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나면, 그런 걱정은 어이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상품 픽업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그야말로 번개 같은 속도로 물건을 담아야 한다.
미국에 있을 때, 월마트에서 물건을 담고 있던 온라인 장보기 직원을 본 적이 있다.
눈에 보이는 대로 집어 넣는다.
유통기한 따위 보고 있을 시간이 어디 있나.
지금은 물론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우려가 된다.
달걀이 깨져 오는 것은 흔한 일이다. (오늘 아침에, 몇 년만에 깨진 것이 없는 달걀 1판이 왔다.)
냉동식품이 녹아서 오는 것도 흔한 일이다.
그러나, 냉동/냉장 식품을 아무런 보냉제 없이 그냥 종이 봉투에 넣어 보내는 것은 어이가 없다.
그냥 그렇게 배달해도 식중독이라든가 하는 사고가 없어서 그렇게 하는 것 같다.
심지어, 봉투에 <상온 물품>이라는 스티커도 붙어 있었다.
피자 치즈와 잔슨빌이 들어 있었는데, 상온 물품이라니?
그냥 쓱 넣어 보내면 그만인 건가?
이 온라인 마트는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