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 대한 정의 중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다시 읽는 책"이라는 것이다.
내가 두 번 이상 읽은 책들은 어떤 것들이었는지, 살펴보고 싶어졌다.
여러 가지 다른 종류로 읽은 삼국지를 제외하면, 10번 이상 읽은 책은 아마 없는 듯하다.
삼국지는 다 합치면 100번은 읽은 것 같다.
오쇼의 <금강경 해설>을 다섯 번 이상, 열 번 이하로 읽었고,
<어린 왕자>를 비슷한 정도로 읽었으며,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두 번 읽었고, 지금 세 번째 읽는 중이다.
책이 너무 좋거나 이해가 불완전하다는 이유로, 정리하면서 다시 읽은 책들은 꽤 된다.
이언 스튜어트의 <우주를 계산하다>,
페드로 도밍고스의 <마스터 알고리즘>,
마이클 싱어의 <상처받지 않는 영혼> 같은 책들이 그런 경우다.
또, 오디오북 같은 경우에는 그냥 라디오 듣는 느낌으로 다시 듣는 경우도 꽤 있다.
나는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또 보고 하는 스타일이므로, 오디오북도 같은 패턴인 것이다.
<퀴닝>이나 <책만 보는 바보>가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읽고 나서 얼마 안 있어 다시 읽는 경우이므로, 진정한 의미에서 <다시 읽는 책>이라 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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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책이란,
"아, 그 좋은 책을 읽은 지 시간이 또 꽤 지났구나. 다시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에 집어드는 책이어야 할 것이다.
생각 나는 대로 적어보자.
우선 첫 번째 부류, 학창 시절 읽고 근래에 다시 읽은 책들은 이렇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죄와 벌>
<수레바퀴 밑에서>
<이방인>
<유토피아>
<야간 비행>
<장미의 이름>
<1984>
<동물농장>
<테스>
<무기여 잘 있거라>
<노인과 바다>
과연,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이다.
독서를 제대로 시작한 2015년 이후, 적어도 1년 이상 떨어진 간격으로 다시 읽은 책들은 이렇다.
<이것이 인간인가> (프리모 레비)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질 테일러)
<가난한 사람들> (도스토예프스키)
<월든>
<삼체>
<아Q정전>
<비만코드>
<인간실격>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녹나무 파수꾼>
정말 몇 권 안 된다.
좋은 책을 다시 읽고 또 읽는 용기를 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