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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칼의 노래
그럼에도 인생은 흐른다
***
두 권은 읽는 데 한 달 이상 걸린 책들이다.
그중 하나가 <칼의 노래>다.
한 달 열흘을 걸려 읽었다.
뚝뚝 먹이 묻어나는 듯한 진득한 문장들이다.
다만, 재미는 없다.
충무공에 대한 팬심으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이번 주 제일은 <그럼에도 인생은 흐른다>다.
세네카의 저작 3권을 발췌하여 엮은 글 모음이다.
사람 사는 건 언제나 마찬가지인지,
그냥 요즘 나온 에세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이야기들이지만,
집정관이 되고 싶다느니, 노예를 공정하게 대우해야 한다느니,
읽지도 않는 책을 쌓아두는 서재가 유행하고 있다느니 하는 구절을 만나면
2천 년 전을 살던 로마 사람들을 상상하며 환상에 빠진다.
쾌락을 추구하지 말라는 말이 끝없이 반복되는데,
모두가 쾌락=행복이라 생각하고 질주하는 지금 사람들을 세네카가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2. 바쁨
일이 바쁜 것 그 자체는 사실 딱히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내 생애에서 몇 번밖에는 없었지만, 보람찬 일로 바쁠 때는 분명히 스트레스와 피곤을 상쇄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러나, 쓸데없이 바쁠 때는 자괴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요식행위라는 건 왜 없어지지 않는 걸까, 하고 생각해 보면,
인간이란 게 원래 그런 존재다.
침팬지 무리를 관찰해보면, 인간 세상에 등장하는 온갖 악덕이 죄다 등장하는데,
별로 다를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