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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메모 - 2025년 2월 첫째 주

by 히말

1. 책


트럼프 2.0 시대

이것은 물이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독서의 뇌과학

지옥에서 보낸 7일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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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지옥에서 보낸 7일>이 이번 주 추천작이다.

전두환 정권 당시 간첩 공작으로 안기부에 납치되어 7일간 고문받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의 인생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은 엄청난 필력을 보여준다.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정말 초졸 학력이냐고 묻는 것이 당연하다.

동서고금의 수많은 글귀가 적재적소에서 인용되는 것도 놀랍다.


***


<**** 서점>이란 책을 읽다가 도저히 못 참고 중도하차했다.

챗gpt로 쓰면 이런 소설이 나올 것 같은데, 챗gpt보다 세상에 먼저 나온 책이니까 그건 아닌 것 같고.


책이나 서점 소재인 소설은 좀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바벨의 도서관이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같은 좋은 소설도 있다.)


별 1개를 입력하면, "나에게는 맞지 않아요"라는 문구가 자동으로 뜬다.

이게 정말 내게만 맞지 않는 책일까?

시간 낭비한 것이 너무 억울하다.



2. 미니멀리즘


이번 주에 새로 생긴 물건 - 없음.

이번 주에 떠나보낸 물건 - 수건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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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트럼프가 휘갈기는 드라마


미국 대통령이라면 아무거나 맘대로 해도 된다고 믿는 트럼프가 다시 미국 제국의 왕좌에 앉았다.

시작부터 관세 전쟁.

트뤼도가 물산장려운동 연설을 하고,

경기장에서 미국 국가에 캐나다 사람들이 야유를 보낸다.


리플이 하룻밤 사이에 20%,

엔비디아가 15% (이건 트럼프 때문만은 아니지만) 급락하고,

언제나 번창할 것만 같았던 반도체 섹터 전체가 흔들린다.


정말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이번 널뛰기 장세에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면,

사람들이 이제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리플 20%, 이더리움 12% 떨어질 때 비트코인은 4%(정확한 숫자 모름) 정도밖에 안 떨어졌고,

곧바로 회복했다.


영란은행 지하 금고에 고이 모셔져 있다는 금괴보다

전세계 컴퓨터에 코드로 얽혀 있는 비트코인이라는 추상물(!)이 더 믿음직하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비트코인을 사야 하나?

개당 1.5억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게 감사할 따름이다.)


대개의 시장 관망자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관세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캐나다 사람들의 격앙된 반응이 보여주는 것처럼,

사람들이 받는 감정적 상처는 현실이다.

(가자 지구 접수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은 일단 신경 끄자.)


1차 대전 직전, 유럽 사람들이 국적이라는 추상 개념을 이유로 다른 이들을 미워하던 것도,

그래서 전쟁이 벌어지고 사람들이 죽어 나갔던 것도 현실이었다.



4. 내 마음의 보수성


요즘 '난이도'라는 단어가 '난도'로 대체되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꽤 불편했지만, 이제는 별 이물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나름 이유 있는 주장이지만, 합의되어 널리 쓰이는 단어를 굳이 대체하겠다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내 마음도 사실은 꽤 보수적인 면을 많이 가지고 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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