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와일드
와일드 로봇의 탈출
바깥은 여름
2030년 돈의 세계지도
호두까기 인형
와일드 로봇의 보호
***
이번 주 최고는 <바깥은 여름>이다.
웹소설, 그리고 웹소설과 다름없는 소설들이 장악한 지금, 찾기 어려운 원래 의미의 문학이다.
사람들을 서로 적대하게 만드는 '순(pure)'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건 순문학이라고 부를 수밖에.
모두 7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잔잔한 감동도, 안타까움도, 때로는 분노도 ('가리는 손') 느껴지는 각자 개성있는 단편들의 모음이다.
'가리는 손'에 대해 말하자면, 그냥 우연의 조합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이를 가는 소년범이 등장한다.
사람을 죽이고 그야말로 아무런 벌을 받지 않는다.
그가 우연히 혼혈이었다(극의 전개를 보면,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라는 조합이 과연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조금 우려스럽기도 하다.
<와일드>는 셰릴 스트레이드의 자전적 수필(소설?)이고,
와일드 로봇 시리즈는 요즘 뜨는 어떤 작가의 연작 시리즈다.
전혀 다른 건데, 하필 비슷한 시기에 읽게 되어 헷갈려 보인다.
와일드 로봇 시리즈에 대해 간단평을 하자면,
와일드 - 좋은 의미의 동화
와일드 로봇의 탈출 - 그냥 동화
와일드 로봇의 보호 - 나쁜 의미의 동화
역시, 속편은 믿거해야 한다는 옛 현인들의 조언을 들었어야 했다.
그런데, 속편에는 저절로 손이 가게 된다.
좋았던 전편의 그 사람(로봇, 동물)들의 새로운 소식이 들어 있다는 유혹을 어찌 뿌리칠 수 있을까.
2. 미니멀리즘
이번 주에도, 새로 생긴 물건, 떠나보낸 물건 모두 없다.
봄이 되면 대청소를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
2월 말에 조금 덥다가, 다시 쌀쌀해진 날씨.
대청소, 그리고 대대적인 버리기를 조금 미루면서 날씨를 핑계로 대는 나 자신.
3. 파스쿠찌
현대카드 M포인트를 파스쿠찌에서 사용할 수 있어, 파스쿠찌에 가끔 온다.
스벅에 비해 매장이 한산해 좋고,
커피 맛도 나쁘지 않다.
아니, 스벅과 비교해도 동등한 수준이다.
(사이클이 돌아, 다시 스벅이 제일 맛있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샷추가 톨사이즈 라테가 정배.)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프랜차이즈 중에 커피 맛은 파스쿠찌가 괜찮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는 별 생각 없었다.
파스쿠찌라면, 할리스, 투썸과 함께 그냥 스벅 대체재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 친구는 딱히 호불호를 가지지 않는 무난한 스타일의 성격인데,
커피 맛에 대해 평가를 해서 조금 놀랐다.
하긴, 그 친구는 미술에 대한 식견도 꽤 갖추고 있어서 새삼 놀랐다.
대학 시절에는 나나 그 친구나 그런 게 없었으니까.
알던 사람의 색다른 면모를 만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