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베 세이코,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일본판 잔잔한 단편 모음? 불륜으로 잔잔한 게 좋은 건가?
헨리 제임스, <나사의 회전>
이런 스릴러가 가능하구나. 괜히 고전이 아니다.
읽고 또 읽으며 디테일에 새삼 놀란다.
짐 로저스, <2030년, 돈의 세계지도>
어떤 돈 많은 아저씨가 세계 이런저런 나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재미있는 의견들.
북한 몇 번 가봤다고 북한 전문가처럼 이야기하는 건 약과다.
일본이 (미래에) 중국어를 쓴다고? 이탈리아 사람들 피시 앤 칩스 먹는 얘기 하고 있다. ㅋ
매트 헤이그, <라이프 임파서블>
너무 주제에 집착하면, 더구나 그 주제가 뭐 인류를 구한다든가 하는 거창한 것이라면, 이렇게 될 수 있다.
의도만으로 좋은 소설이라 말할 수 있을까?
재미가 없는 소설을 의무감으로 읽으라고 한다면, <1984>나 <멋진 신세계>의 세상 아닐까?
전작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기대 수준이 너무 높았나 보다.
돈 후안 마누엘,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13세기에 나온 (어른용) 동화집이다. 이솝 우화에 가톨릭을 끼얹은 느낌이랄까.
아직 그라나다 왕국이 존재하던 시절, 이베리아 반도에 사는 사람의 의식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사라센인, 무어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엄청 많다.
첫 에피소드부터 주인공이 (역사와는 전혀 상관 없는 허구지만) 살라딘이다.
로버트 러프킨, <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들>
좋은 얘기이긴 한데, 이미 다른 책에서 다 읽은 것들이다. 너무 뒷북 아닌가? 밴드 왜건 탑승?
그것도 모자라서, 책 끝부분에 대차게 등장하는 광고 무더기는 정말 멋있었다.
이런 책에 제이슨 펑이 추천사를 쓰다니, 믿기 어렵다.
정명섭, <암행>
내 취향 아니다.
요괴인 줄 알았는데 사실 그 정체는... 이렇게 진행하면 재미있지만,
요괴인 줄 알았는데 사실 요괴였다.
이렇게 진행하면, 그저 할 말이 없다.
내가 거의 대부분의 공포 서사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바로 앞에 언급한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이 예외잖아!)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신을 죽인 여자들>
좋은 소설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주제의식, 서술 방법, 캐릭터 창조)
그러나 재미없다.
그리고 쓸데없이 아주 무지막지하게 길다.
게다가 서사의 핵심적인 내용(반전)이 납득할 수 없다.
***스포일러 주의!***
동생의 사망 원인을 감추기 위해, 토막을 내고 불에 태운다고?
아니 이 작가 제정신인가?
사이코패스 검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