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솅커, <코로나 이후의 세계>
자뻑이 심한 어떤 미래학자의 주장. 자신의 책만 대략 20권 정도 인용함. 미래학자가 사회에 꼭 필요한 최상의 엘리트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자신과 다른 미래학자는 전혀 다르다고 강변. 어쨌든, 미래 예측이라는 것이 얼마나 맞는지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자, 살펴볼까? (주제는 책 목차 순서다.)
일자리 - 원격근무 보편화. 아주 크게 빗나감.
교육 - 온라인으로 대체. 역시 크게 빗나감.
에너지 - 재택근무로 에너지 수요 감소 및 변화. 역시 빗나감.
금융 - 바보짓 반복 중 (IPO 버블, 서브프라임 오토론). 맞는 말. 그런데 코로나-19 시점에서 이미 미래가 아니라 과거 얘기였음. 미래 얘기 한다며?
양적 완화 - 계속될 것. 찍어낸 돈으로 채권을 너머 실물까지 보유하는 연준. 글쎄? 파월은 양적긴축을 하긴 했음. 트럼프 때문에 중단되었을 뿐. - 이건 좀 심각한 얘기다. 특히 이 예언은 적중하지 말기를 바란다.
국가부채 - 미국의 경우, GDP대비 비율은 낮으나 액수 자체가 크다. 복지 지출로 부채가 계속 증가할 것. 재정 건전성을 희망한다. - 복지 지출을 거부하는 듯한 뉘앙스.
부동산 - 사무실/자영업 공간 수요 감소, 주택 공급 과잉, 관광 밀집 지역 부동산 위험, 물류/유통 수요 증가. 대부분 맞으나, 재택근무에 대한 전제가 빗나간 부분은 감안해야. 지방보다 도심에서 식품 구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희대의 뻘소리가 옥의 티.
식량 충격 - 미국은 막대한 순수출국이므로 열외. (중국이 걱정해야지.)
공급망 - 특히 의료품 등 필수품목에 대한 국내 내지 동맹국내 공급망 필요성 역설. 트럼프가 좋아할 듯.
미디어 - 끼리끼리 모여 가짜뉴스를 공유하며 즐거워하는 세계. 맞는 말이기는 한데,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지적해온 현상. (내가 읽은 책만 해도 10권에 가깝다.)
미중 관계 - 긴장 지속될 것. 긴장이 아니라 전쟁 나게 생겼다.
안보 - 공급망이 안보다. 이 사람 정체가 점점 수상해짐. (이번 대선에서 T모씨 찍었을 듯)
정치 - "미국처럼 큰 나라에서 전자 투표로 전환은 매우 어렵다." - 이건 미래 예측이 아니라 정치 성향 드러내기 같은데? / 선거는 (직전이나 직후에) 불황을 부른다. 불경기 없이 대통령 임기 3번이 지나간 사례가 없다. 1928년 이후, 대선 전 11개월에서 대선 후 13개월 사이에 경기 침체가 시작되지 않은 경우는 1번뿐이다. (4년마다 열리는 선거에 2년 짜리 덮개는 좀 너무 크지 않나?) 경합주 선거 결과는 실업률에 좌우된다.
여행 - 여행이 줄어들 것이라 말하고 있는데, '코로나-19가 유행중일 때'에 국한해서 말하는 듯하다. 당연한 얘기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만약 '코로나-19 이후에도'라는 의미라면, 이 책에 나온 내용 전체를 통틀어서 제일 크게 틀렸다.
ESG - 기업이 ESG에 더 민감해질 것, 이에 따라 ESG에 유리한 재택근무 증가. 또 틀렸다.
스타트업 - 펀딩 어려워질 듯. 또 틀렸다. IPO 버블은 사상 최대 수준이다. (트럼프 직전까지)
총평하자면, 당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하던 예언과 다른 게 없다. 서문에서 자기는 다른 미래학자들과 다르다고 강변하는 이유가 뭘까?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정말 유치해서 죽겠다, 고 생각하고 책을 덮었는데, 한 가지 의문이 남았다. 과연, 사랑의 추억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두 주인공들은 모두 그걸 하겠다는 거다. 이 주제 하나를 (진지하게) 던져준 것만으로 읽을 가치가 있는 것도 같다.
<실업이 바꾼 세계사>
가난=실업이라 생각하면 역사에서 실업은 핵심 키워드다. 키워드 낚시를 아주 잘 한 책. 근거 없는 주장을 심증만으로 썰을 푸는 능력도 대단하다. 그러나 삼별초, 의화단(서태후) 관련 주장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 현재 소말리아 해역에는 26개국 해군이 순찰 중이라 한다.
- 금 모으기 운동 당시, 금 가공 기술자 약 1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한다.
- 외환 위기를 숨기려다 해임된 강경식 당시 재경부 장관은 쥐박 정권에서 재정경제원 총리를 다시 해먹었다. (이거, 김**씨와 비슷한데? 한**과도 비슷하고.)
- 알렉산드로스 3세가 즉위했을 때, 왕실에는 약 200 달란트의 빚이 있었다. 페르시아 원정으로 그는 17만 달란트를 벌었다. (대박)
<쓸데 없는 걱정으로 준비된 체력이 소진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책들과 달리, 실천 가능한 현실적인 조언이 많다.
- 평소에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면, 후퇴 옵션이 있는 선택을 해보자. 단절된 선택은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
- 불안의 대표적 부작용은 현실감각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 억눌린 마음을 혼잣말이나 글로 풀어놓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 필요한 불안과 불필요한 불안을 구분하기 위해, '지금, 여기'라는 맥락에서 하나씩 살펴보자. 일단 딱 하나만 정해서 대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