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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탄금
마음 정리 수업
내게 남은 스물다섯 번의 계절
녹나무의 여신
***
이번 주 최고는 <탄금>이다.
정말 어마무시한 소설이다.
설정 탄탄하고,
캐릭터 다양하고 매력적이며,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스토리 전개의 속도감,
게다가 문장력까지 훌륭하다.
이건 뭐, 깔 데가 없다.
넷플릭스가 냉큼 집어갈 만하다.
그런데 드라마 캐스팅을 보니, 무진이가 애체(안경)를 안 끼고 있던데, 대체 뭐하는 건지.
애체는 무진이라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장치란 말이다.
***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녹나무의 여신>은, 뭐 그냥 그랬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실수했을 때만 걸작을 써 낸다.
<녹나무의 파수꾼>은 실수였지만,
<녹나무의 여신>은 그냥 히가시노 게이고 평작이다.
아니, 평작 치고는 괜찮은 편이지만,
전작의 위명에 심대하게 누를 끼치는 범작이다.
억지 감동 떠미는 것도 여전하고.
2. 미니멀리즘
드디어, 애착하던 옷 하나를 떠나보냈다.
이 옷보다 난이도 높은 옷은 이제 하나뿐인 듯.
의류수거함에 그냥 휙 던져놓고 나니, 시원섭섭하다.
3. 고경명과 김덕령
잘 아시다시피 임진왜란 때 수많은 의병장들 중 두 사람이다.
고경명은 아들과 함께 전사했고,
김덕령은 싸이코패스 선조에게 고문받다 옥사했다.
물론 김덕령은 나중에 복권되었다.
그러나 그게 무슨 소용인가.
지난 주, 벽진 서원이라는 곳을 들렀다가 문화재 해설하시는 분을 만나 운좋게도 해설을 들었다.
벽진 서원은 박광옥이라는 분을 기린 서원인데,
흥선대원군의 서원 박멸 당시 살아남은 27개 서원 중 하나라고 한다.
흥선대원군도 박광옥이란 사람은 기릴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광옥은 임진왜란 당시 사재를 털어 의병 활동을 지원했고,
이순신 장군에게도 병참 지원을 했다고 한다.
1593년에 지병으로 돌아가셨으니, 임진왜란이 끝나는 것도 못 보신 것이다.
고경명의 후손들은 조선 시대 내내 호남 지역 최고의 가문으로 잘 살았다고 한다.
싸이코패스 왕에게 걸리기 전에 전사해서 얼마나 다행인가.
이순신 사망에 자살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차고 넘친다.
이순신이 살아남았다면, 본인은 고사하고 그 후손들이 과연 무사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