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일리아스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호르몬이 만든다
삼체0: 구상섬전
***
이번 주 추천작은 오랜만에 다시 읽은 <일리아스>다.
워낙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삼국지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자.
나관중은 14세기 사람이다.
호메로스가 일리아스를 쓴 것은 (여러 설이 있지만) 기원전 8세기다.
2천 년이 넘는 시간을 생각하면, 일리아스는 대단한 작품이 맞다.
(물론 나는 그런 페널티를 따지지 않고 작품 자체를 평가해야 한다는 주의이기는 하다.)
내가 일리아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헥토르 때문이다.
헥토르는 트로이 쪽 최고 전사이기는 하지만,
그리스 쪽 최고 전사 아킬레스는 물론, 그 다음인 아이아스에 비해서도 실력이 뒤진다.
그리고 그 사실을 자신도 잘 안다.
그러나 어떡하란 말인가.
침략자들은 해안에 진을 친 지 10년 째가 되었고, 병력의 우세 역시 압도적이다.
나라를, 가족을 지킬 사람은 자신뿐이다.
***
...라고, 금요일에 미리 써놓았는데,
토요일 아침에 <삼체0: 구상섬전>을 다 읽어버렸다.
이번 주 추천작은 당연히 이 책이다.
류츠신은 역시 왕천재다.
탄탄한 이론적 기반(물리학), 엄청난 상상력, 그것도 모자라 문학적 감수성까지 전부 가진 천재.
이 책의 초반부는 탄탄한 이론적 기반(과 마음을 확 잡아끄는 흥미로운 전개)을,
중반부에서 후반부까지는 엄청난 상상력을,
엔딩은 문학적 감수성을 보여준다.
지금 기분으로는, 삼체 시리즈 전체에서 최고인 느낌이다.
2. 미니멀리즘
이번 주에도 버린 물건은 없는데,
대청소를 했으니 미니멀리즘 실천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청소는 가장 확실하게 도파민 뿜뿜을 기대할 수 있는 활동이다.
3. 크보 막판 막장 드라마
딱 한 경기만 이기면 되는데, 그걸 못이기는 팀을 보면서
처음에는 화가 나다가 나중에는 아예 차분한 마음이 되어 타이브레이커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네이버 검색 순위에 LG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말이 떠서 클릭해보니,
한화가 SSG에게 9회말 2아웃 역전을 당했다.
야친냥이라는 롯팬 유튜브를 애독하고 있는데,
거기에서 말한 "응원하는 팬들 우습게 만드는 팀"을 응원하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1주일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QUNojRmG9Y
위 영상은 야친냥 영상 중에서도 가장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웃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비장감과 절절한 슬픔까지 두루 섬렵한다.
1분도 안 되는 영상에...
사족.
우승 "당했는데" 기분이 좋다니, 어쩔 수가 없다.
팬이란, 본질적으로 바보다. (어원이 fanatic이니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