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메모 - 2026년 3월 넷째 주

by 히말

1. 책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

끝없는 바닥

정답 없음

서울의 어느 집


***


이번 주에 추천하고 싶은 책은 전혀 없다.

<괴테>는 순문학이 히트한다는 의외의 사실이 반갑기는 하지만, 영 아니었다.


<다윈>은, 별도의 글에서 다루겠지만, 좋은 내용을 써도 쓰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알려줬다.


<바닥>은 대체 왜 읽었느냐 하면, <괴테>의 잔상을 혹시나 씻어낼 수 있을까 해서였다.

역시나였다.

난 이케이도 준과 조금도 맞지 않는다.


<정답 없음>은, 몇 개 좋은 글이 있었지만, 나머지는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첫 번째 글을 읽었을 때 전율이 일었으나, 그걸로 끝이었다.

첫 번째 글로 기대감이 확 올라가서였을까, 읽는 데 들어간 시간이 아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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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니멀리즘


이번 주에 새로 생긴 물건 - 보덤 프렌치프레스


티백 미세플라스틱에 대해서 종종 잊어버린다.

티백 없이 차를 마시려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어서, 고생을 하다 보면

미세플라스틱 얼마나 먹겠어, 하고 생각하며 다시 티백으로 돌아간다.


그러다가 다시 티백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정보를 접하면 헉 소리를 내며 놀란다.

(생각하고 있던 것과 자릿수가 여러 개 다르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보덤 프렌치프레스를 샀다.

아주 오래전에 프렌치프레스를 썼다.

그런데 이사 중에 깨져서 버렸다.


티백 없이 차를 마시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생각해 낸 것이 프렌치프레스였고,

예전에 쓰던 보덤 프렌치프레스가 괜찮은 제품이라는 말을 듣고 나니

아련한 노스탤지어가 느껴진다.

그래서 덥석 질렀다.


미니멀리즘의 대원칙 중 하나. 뭔가를 사면 대응되는 뭔가를 버린다.

그런데 대응되는 게 뭐지?

머그나 텀블러 중 하나를 버려야 하나?


당분간 고민해 보고 뭘 버릴지 결정하자.

(이래 놓고 분명 슬그머니 넘어갈 듯하지만.)



3. 독립운동을 한다는 것


김상옥은 본격적으로 독립운동에 뛰어들기 전인 1918년 무렵만 해도 영덕철물상회를 운영해 3, 4만 원이라는 거액을 모았다. 당시 2층집 한 채가 약 8000원 정도였으니 상당히 큰돈이었다. 그 돈이면 상옥 일가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독립운동에 투신한 뒤 사정은 달라졌다. 자신이 망명자로 전락한 것은 물론이고 가족까지 경찰에 여러 번 잡혀가 온갖 고초를 당했고, 가세도 크게 기울었다. (<1923, 경성을 뒤흔든 사람들>, 8장)


믿기 어렵지만, 지금도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피노체트 정권 하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던 칠레 사람들,

바티스타 정권의 압제에서 사람들을 해방시킨 피델,

그리고 팔레비 왕가의 폭정에 시달리며 민주화 운동을 하던 이란 사람들.


지금, 누군가가 그 사람들을 다시 그 길로 밀어 넣고 있다.


AA1UmFWc.jpg 민중의 고혈로 세운 왕좌가 그리운, 학살자의 가련한 후예. 과연 부전자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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