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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Nov 14. 2017

노력하는 당신이 천재다

[서평]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

나는 천재를 좋아한다.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 못하는 기적을 일으키면서 별일 아니라는 듯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면 너무나 신기하기 때문이다. 신의 기적에 열광하는 광신도의 모습과 비슷할까. 그런데 <그릿>의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니체를 인용하면서 이 태도가 잘못되었다고 비판한다.

"우리의 허영심과 자기애가 천재 숭배를 조장한다." 니체가 말했다. "왜냐하면 천재를 마법적인 존재로 생각한다면 우리 자신과 비교하고 우리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신적인 존재'로 부르면 '우리는 그와 경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68쪽)


다시 말해, 우리가 천재를 숭배하는 이유는 노력하기 싫어서다. 대개의 사람들은 재능에 관하여 고정형 사고를 가지고 있다.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사람이 노력하기 싫어하는 것은, 주어진 적은 에너지를 가지고 최대한 생존해야 했던 우리 조상님들의 생존환경에 그 기원이 있다. 에너지원을 얻기 힘드니 최대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 방향으로 우리는 선택한다. 더 이상 그런 환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뇌는 석기시대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우리는 노력하기 싫어하고,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므로 재능이 없다면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믿는다.


천재의 대명사 모차르트도 어렸을 적 피나는 노력을 통해 재능을 완성했다 (이미지 출처 - imaginativeconservative.org)

앤절라 더크워스는 대학시절, 중요한 과목에 낙제할 뻔했음에도 불구하고 수강취소를 하지 않고 노력과 끈기로 결국 B학점을 받은 이야기를 소개한다. 주변에서는 성적표에 F가 찍힐 것이라고 하면서 말렸다. 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시험에서도 절망적인 결과를 받아든 앤절라는 세 번째 시험에 앞서서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저자인 앤절라 더크워스야 말로 "그릿"을 타고난 사람은 아닐까. 이 질문에 대해서도 앤절라는 우리의 기대와는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 그릿은 성장한다.

그릿은 유전이 되느냐는 질문에 앤절라는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반반이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그릿을 기를 수 있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그릿은 성장한다. 첫 TED 강연에서 "현재로서는 그릿을 어떻게 발달시킬 수 있는지 그 방법은 모릅니다"라고 말했던 저자는 후속 연구를 통해 그 방법을 알아냈다. 그릿을 발달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네 가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

첫째,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고 있는 일에 푹 빠져서 그 일에 열정을 느끼고 사랑해야 한다. 지금 하는 일이 그렇지 않다면 관심사를 발견해야 한다. 관심과 열정에 관하여 저자가 발견한 사실은, 관심이 단순히 자기 성찰로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 관심사는 세상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견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관심사를 발견한 다음에도 꾸준한 노력으로 관심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의식적인 노력을 하여야 한다. 도전적인 목표를 명료하게 기술한다. 완벽한 집중과 노력, 그리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한 도움, 그리고 반성과 개선을 동반한 반복이 필요하다. 이런 원칙을 가지고 연습을 습관으로 만들면 그릿은 발달한다. 실패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 자신을 뛰어 넘는 목적의식, 즉 이타적 동기가 도움이 된다. 단순히 이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타적 동기를 발견하는 방법으로, 지금 하는 일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 생각해보기, 현재의 일에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주어 자신의 핵심 가치와 연관성을 늘리기, 그리고 목적의식이 확실한 롤 모델에게 도움을 받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넷째, 희망을 유지해야 한다. 마틴 셀리그먼은 개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통해 절망의 학습효과를 분석했다. 전기자극을 멈출 수 없는 조건에 노출되어 절망을 학습한 개들은, 가로막을 뛰어 넘기만 하면 전기자극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된 두 번째 실험에서도 대개 포기하는 쪽을 선택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통제할 수 없는 고통에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실험에서 상황을 통제하려고 노력했던 1/3의 개체들은 그릿을 타고 났다고 할 수 있다. 날 때부터 낙관적인 사람들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희망을 배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희망을 습득하기 위하여, 자신의 지능과 재능이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낙관적인 자기대화를 연습하며, 멘토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을 저자는 제안한다.


비스트 배럭스 프로그램 (이미지 출처 - 핀터레스트)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의 악명 높은 신입생 프로그램 "비스트 배럭스"를 포기하지 않고 통과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으로 앤절라 더크워스는 이 책을 시작한다. 그 특성은 입학 점수나, IQ, 리더십 지수 따위가 아니라, "그릿", 즉 열정과 끈기였다. 열정과 끈기만 있다면, 우리는 어떤 도전이라도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열정과 끈기는 타고 나지 못했더라도 기를 수 있다.

천재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부단히 탁월성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면 아버지도 천재고, 나도 코츠도 천재다. 그리고 여러분도 부단히 노력할 마음만 있다면 천재다. (362쪽)
<그릿> 표지 (저작권자 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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