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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Nov 14. 2017

부자들의 독서는 다르다

[서평] 이상건의 <부자들의 개인도서관>

<부자들의 개인도서관> 표지 (저작권자 알에이치코리아)


저자의 폭넓은 독서와 연구가 돋보인다. 투자의 대가들은 물론, 루벤스나 마크 트웨인, 리카도와 케인즈가 자산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까지 다룬 책은 흔치 않다. 피카소야 부자로 유명했지만, 루벤스도 그랬구나... 쇼펜하우어는 돈 많은 집에 태어나서 편하게 잘 살았네, 뭐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아마도 제2장, '심리적 장벽 넘어서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잠에서 깨야 한다. 집행유예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막연하게 미래에 무언가 좋은 일이 우리에게 닥치지 않을까, 희망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가 행동하지 않는데, 왜 행운이 우리를 찾아올까? 행운의 여신도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법이다. 사형이 며칠 뒤인데 갑자기 집행유예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공상을 할 시간이 있다면, 탈출하기 위해 숟가락이라도 들고 굴이라도 파기 시작해야 한다.

저자가 거듭 강조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필요와 관심의 분리다. 우선 필요한 공부를 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공부는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을 일군 다음에 하라는 것이다. 저자도 인문학에 관심이 많지만 우선 경제경영 도서들부터 독파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냉정한 조언이지만, 자본주의 세상에 태어난 이상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 아닐까.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무한경쟁이 그 전제다. 따라서 경쟁을 피하기 위한 독점적인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승리한다. 경영학에서는 보통 '규모 아니면 틈새'라고 한다. 월마트와 같이 막대한 규모로 저비용 구조를 달성하든지, 테슬라와 같이 틈새시장을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공략해야 한다. 대기업 진출로 죽어가는 골목상권에서 올리브 영과 같은 카테고리 킬러들은 살아남는 현실을 직시하라.

저자는 유대인을 연구한 테시마 유로의 <가난해도 부자의 줄에 서라> 제1장을 요약해 놓았는데, 조금 섬뜩하기도 하지만 분명히 생각해 볼 문제다. 즉, 부자는 가난한 사람들을 연구한다는 것이다. 부자들의 부는 다른 부유한 사람들에게 나오는 것이 아니고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케인즈는 주식 시장을 미인 컨테스트로 봐야 한다고 말했는데, 결국 같은 말이다. 나의 시점이 아닌, 경제의 대다수를 이루는 보통 투자자의 눈으로 경제를 보아야 한다. 하위 50%가 전체 자산의 5%도 가지지 못하는 현실에서, 그것은 결국 가난한 사람들의 눈으로 보라는 말과 같다.

한 가지 더. 사들인 자산의 가격이 하락했다면 자문해 보라. '돈이 있다면 이 자산을 더 사고 싶은가?'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팔아야 한다. 값이 내려간 자산을 가지고 '존버'하는 것은 손실 회피 편향에 사로잡혀 우둔한 선택을 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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