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히는 범죄학 입문서

[독서 메모] 그들의 왜 우리를 파괴하는가 / 이창무, 박이랑

교양서라고 보기에는 재미가 없고, 교과서라고 보기에는 깊이가 없지만 그냥저냥 읽어볼 만합니다. 원래 별 3개를 주려고 했으나, 책 말미에서 보여준 성평등적 통찰에 박수를 보내면서 별 4개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이하 발췌 *****

2010년 미국 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유죄판결과 무죄판결 비율은 93:7이었다. 유죄판결 중 범죄와 전혀 관계가 없었던 경우(1종 오류)는 0.027%였다.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이에 비하면 600배 정도가 된다. 형사보상제도는 범죄와 전혀 상관없는 이들을 위한 것이라 하지만, 사실은 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치 않아 무죄판결을 받은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2012년 형사보상으로 지급된 433억원의 대부분도 이들에게 갔다. (237)

TV는 살인범죄를 증가시킨다. 1945~1974년 사이에 미국과 캐나다의 살인률은 93, 92% 증가했다. 동 기간 TV가 없던 남아공에서는 살인이 7% 감소했다. 미국의 지역별 살인율도 TV 방송 개시 시점에 따라 달랐다. TV 방송이 개시된 지역의 살인율이 더 높았다. (273-4)

쌍둥이 입양아 연구에 따르면, 범죄는 대체로 유전되는 편이다. (288)

가정폭력에는 체포가 답이다. 체포된 넘들의 재범율은 10% 가량, 단순 격리조치되었던 가해자들은 20~25%의 재범률을 보였다. (393)

우리나라도 가정폭력에 대한 정당방위 판결은 매우 인색하다. 가정폭력에 의한 살인 사건 중 정당방위가 인정된 사건은 단 한 건도 없다. 그래서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403)

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사건과 그 반대방향의 사건 판결문이 너무 다르다. 남편을 죽인 아내에게는 왜 이혼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하는데, 아내를 때려죽인 남편에 대해서는 '신고나 이혼을 하지 않고 가정폭력을 인내해온 여성의 처신이 헌신'이라 표현한다. (408)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 기준은 있지만 데이트폭력에 대해서는 없다. 그래서 여자친구와 그녀의 개를 죽인 놈에 대한 판결문이 동물학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국내법상으로 데이트폭력을 처벌하려면 폭력, 경범죄, 또는 동물학대 기준에 기대야만 가능한 것이다. (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