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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Feb 16. 2021

코로나 이후의 세계, 생각하고 대비하라

[책을 읽고] 김미경의 리부트

자신도 예시할 수 없는 플랜을 처방한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다. 예시로 주어진, 출판사에서 일한다는 지인의 사례는 너무 설득력이 없다. 만약 강연회에서 쓰려고 예시를 아껴둔 것이라면, 저자의 직업상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독자에 대한 예의는 아니다. 이런 중요한 단점에도 불구,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냥 책을 수동적으로 읽는 사람들에게는 메리트가 전혀 없지만, 저자가 던지듯 제안하는 것을 진지하게 시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계기를 만들어주는 책이다. (별 넷. 57세 저자의 행동력을 생각하면 별 다섯.)


이하, 책 요약/발췌 및 나의 생각.


*****


몇 년 안에 AI 통번역이 거의 완벽해질 것이다 (47) - 어떤 주장을 할 때, 근거를 제시해야 듣는 사람이 판단을 할 수 있다. 2018년이면 상용화될 것이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말했던 자율주행이 아직도 대기 중이라는 사실만 봐도, 어떤 미래는 우리에게 아직 멀다. 구글 번역은 예전에 비하면 아주 많이 나아졌으나, 여전히 비용을 지불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파파고는 어이가 없는 수준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판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강자가 등장해왔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52) - 이건 과거 사례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어 훨씬 낫다. 코로나로 인한 기술 가속의 판에 과거 사례가 다시 재현될지, 우리가 직접 판단하면 된다. 내 생각은 그럴 것 같다. 생각해 보자. 코로나가 몰고 온 변화로는 언택트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보안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 분야는 이미 예전부터 중요했다. 줌을 플랫폼이라 볼 수도 있지만, 이 플랫폼은 정보를 퍼담지 못한다.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기도 하다. (이 점은 별 문제가 안 되기는 하다. 페북이나 인스타가 이전 플랫폼에 비해 기술적으로 나은 점은 전혀 없으니까.) 플랫폼 돈벌이의 핵심인 유료 서비스의 차별성이나 노예를 만들 수 있는가 하는 측면에서도 줌은 유리한 부분이 전혀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체되어야 하는 노동이나 가치는 무엇인가? 집단적 유흥이라는 가치 내지 상품의 접근성이 열악해졌다. 집단적 유흥의 온라인 대체제라면 MMORPG, 친목질 정도랄까? 사람들 사이의 연결이라는 필요의 충족이 어려워졌다. 결혼 상대나 사업 파트너/고객, 또는 그 전구체를 구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렇다면 온라인 매칭이 각광 받겠군. (온라인 듀오, 링크트인) 여행에 대해 생각해보면, 백신으로 코로나는 잠재울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다음은? 아프리카 출장 때마다 맞아야 했던 그런 백신 종합세트를 맞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각국이 다른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가정이 필요하다. 과연 그렇게 될까? 그건 인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그렇게 될 공산이 크다. 사람들 많은 곳에 노출을 꺼리는 문화로 인해, 물류는 더 중요해질 것이다. 따라서 택배/배달 플랫폼이 강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분야는 자동화의 바로 다음 타깃이다. 따라서 인간 노예 대신 기계가 하게 될 일이다. 애플 같은 회사가 아닌 다음에야, 자동화 기계를 납품하는 회사는 물류 플랫폼의 '을'이 될 뿐이다. 따라서 물류 플랫폼이 가장 유망한 업종인 듯 보인다. 아마존, 쿠팡, 어쩌면 네이버. 한국 경제로서는 아마존의 한국 진출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백신이 나오기 직전까지가 골든 타임이라 한다. 뉴노멀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시점에 뉴노멀을 미리 예측하고 움직이는 자가 승리한다. 뉴노멀의 새 판이 짜지기 전에, 그 판을 예측하고 움직여야 한다. (56)


진지하게 스스로 물어라. 나는 정말로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나의 삶으로 받아들였나? 이 위기를 내 힘으로 해결하겠다는 결심을 했나? (62)


부자들은 이 상황을 엄청난 기회로 보고 있다. 언택트 세상에 필요한 것들이 모두 돈이 된다. 언택트 공부, 쇼핑, 의료에 필요한 것들을 공급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 (63)


온라인 수업이 일상이 되면 강남 8학군이 무슨 소용인가? (68) - 학군이 아파트 가격에 큰 요소이기는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아무튼 앞으로는 학군 프리미엄을 어느 정도 디스카운트해서 봐야 할 듯.


장기적으로는 도시 밀집 아파트의 부동산 가치도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염병에 취약하다. (68) - 나는 재택근무로 인한 직주근접의 디스카운트 생각만 했는데, 전염병 취약성도 생각할 필요가 있겠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 부동산 투자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김미경의 말대로, '장기적으로' 바뀔 것이다.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군 프리미엄의 쇠락, 재택근무로 인한 직주근접 프리미엄의 쇠락, 온라인미팅으로 인한 MICE 부동산의 가치 하락, 전염병 취약성으로 인한 공동주택의 가치 하락... 장기적으로 이런 프리미엄의 가치 하락은 분명하다고 본다. 단지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일까가 문제다. 편의시설 근접성은 여전히 프리미엄이지 디스카운트 요소는 아니니까. 현재 가격에 반영되어 있는 프리미엄이 얼마나 빠질 것인가가 문제다.


오프라인 입학식도 온라인 못지 않은 열기였다. (84) - 하하하. 사람은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작년 4월, 에모리 대학 주최 온라인 세미나에 참가한 나로서는 절대 공감할 수 없다.


미래 예측 시나리오를 써봐야 한다. (195) - 코로나 이후의 세계. 상상해보자.


1단계: 코로나 이후 나와 세상의 변화. 코로나로 인해 변할 것과 변하지 않을 것, 그에 맞추어 내가 가져가야 할 것과 채워야 할 것. - 책 속 예시: "달라진 세상에서도 종이책은 살아남을 것이다. (내 사례는 전혀 아님) 양질의 책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K-북을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좋은 컨텐츠를 세계에 전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외국어와 디지털 능력을 보완하자."


2단계: 내 미래의 모습을 10줄 정도로 써보기. 온택트, 디지털, independent worker, 안전 등 네 개의 키워드를 녹여 넣는다. - 책 속 예시: "가까운 미래, 나는 한국 저자들의 원고 출판권을 국내와 해외 출판사에 판매하는 출판 에이전시 운영 중. 내 주요 업무는 출판 이전 원고의 출판권을 판매하는 일이다. 언어별로 출판사들을 경쟁시켜 높은 가격을 제시받는 것이 나의 부가가치다. K-북으로 출판 시장을 확장해나갈 것이다." (4개의 키워드는 어디??)


3단계: to-do list 작성 및 실행.


혼자보다는 팀을 만들어서 하라. (228)


디지털 서비스 경험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라. 최신 삼성폰에는 디지털 지갑과 DApp이 기본 장착되어 있다. 단돈 5천원으로 빌딩 투자가 가능한 블록체인 부동산 서비스도 출시되어 있다. 일상의 모든것을 디지털에서 연습해 보라. 모바일 쇼핑을 하면서 편한 사이트와 불편한 사이트를 비교해보고, 뭐가 다른지, 클릭하게 만드는 광고와 그렇지 못한 광고는 뭐가 다른지 비교하고 관찰해보자. (258) - 이건 꼭 해볼 것. 쇼핑 불편은 주로 1) 같은 내용(배달 주소)을 다시 적게 만드는 것, 2) 과중한 인증 절차, 3) 쿠폰을 쓰기 어렵게 하는 메뉴 구성, 4) 느린 속도 등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이기는 것이 싼 가격이다. 클릭하게 만드는 광고와 기사 제목은 '낚시'의 달인이다.


온라인으로 많이 배워라. 'AI 자동 투자봇 만들기' 같은 거. (271) - K-MOOC, Coursera, 유튜브. 특히 몸으로 하는 것들을 유튜브로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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