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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현재로 가져오는
마법의 시간

[52권 자기 혁명] 다섯 번째 책, 론다 번의 <시크릿>

by 히말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지?' (핼 엘로드, 115)

친구인 매트의 집에 얹혀 살 당시, 핼 엘로드는 그가 욕실에서 확신의 말을 외치는 것을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 미라클 모닝 아침 의식의 두 번째, 세 번째 단계인 '확신의 말' 그리고 '시각화'는 미래의 나의 모습을 현재에 실현시키는, 말하자면 미래를 현재로 가져오는 마법 의식과 같은 것이다. 1910년에 이미 월러스 워틀즈(Wallace Wattles)는 <부자경(The Science of Getting Rich)>에서 이 개념의 단초가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만물의 근원은 사고하는 물질이다. 사고하는 물질 속에서 생겨난 사고는 상상한 것을 형성하여 만들어 낸다. 사람은 여러 가지 형상을 생각하고 혼돈에게 전해 그것이 만들어지도록 손을 쓴다. (월러스 워틀즈, 143)

wallet-2972568__340.jpg Photo from Pixabay

믿음을 현실로 만든다는 이 생각은 론다 번(Rhonda Byrne)의 <시크릿(The Secret)>이라는 베스트셀러로 세상에 퍼지게 된다. 이 책에서 론다 번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결정하고, 그것을 이미 가진 것처럼 믿고 행동하면, 결국 그것을 이루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끌어당김의 법칙(law of attraction)' 때문이라고 한다.

"비밀이란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을 말한다."(론다 번, 19)

끌어당김의 법칙이란, 비슷한 것들끼리 서로 끌어당긴다는 말인데, 다시 말하면 좋은 생각은 좋은 일을, 나쁜 생각은 나쁜 일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양자역학까지 들먹이며 끌어당김의 법칙이 자연법칙이라고 강조하는 <시크릿>이 사이비처럼 들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뭐든지 더 잘할 수 있다고 숀 에이커는 <행복의 특권>에서 말한다.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해서 나쁠 것은 없다.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가 말과 상상이다. 이번 시간에는 미라클 모닝 아침 의식 가운데 확신의 말과 시각화에 관하여 살펴보자.

다짐과 확신의 말

생각이 물질이 되어 나타난다는 개념은 <시크릿>을 통해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 그 원류는 아주 오래된 것이다. 불교의 일체유심조가 아마도 가장 오래된 원전 아닐까. <시크릿>도 붓다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모습은 과거에 우리가 했던 생각의 결과다." (론다 번, 95)

walk-2973538__340.jpg Photo from Pixabay

그런데 일체유심조가 색즉시공, 즉 내적 평화를 강조하는 개념이라면, 끌어당김의 법칙은 강조점이 그 반대편에 있다. 다시 말해, 일체유심조가 물질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을 강조했다면, 끌어당김의 법칙은 마음을 움직여 물질을 성취하겠다는 계산이다.

<미라클 모닝>에서 핼 엘로드는 나폴레온 힐(Napoleon Hill)의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Think and Grow Rich)>을 읽고 확신의 말을 실천으로 옮겼다고 한다. 사실 나폴레온 힐의 책은 <시크릿> 못지않게 사이비 과학이라고 비난을 받고 있는 문제적 책이다. 하지만 잠깐 생각해 보자.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번개를 정통으로 맞는 것보다 낮은 확률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로또를 산다. 로또를 사면, 토요일 저녁이 될 때까지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첨 확률이 허황된 수준인 로또를 사면서도 상상을 하는데, 좀 더 구체적인 주제로 상상을 해서 딱히 나쁠 것이 있을까? 매일 아침 3분이면 되는 일이다. 게다가 상상력을 키우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이득이 되는 일이다. 창의력을 강조하는 세상 아닌가.

'생각해서 부자 되자'는 원제목에 충실하게, 나폴레온 힐의 책은 부자가 되는 6단계 방법을 소개하는데, 요약하면 목표를 확실히 정해서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나폴레온 힐은 더 나아가 구체적인 계획을 명확하고 짧은 글로 써서, 아침저녁 하루 두 번 큰 소리로 읽으라고 한다. 이 조언을 실천하면서 핼 엘로드는 그것을 '확신의 말'이라고 불렀다.

확신의 말은 구체적이어야 하니까, 심사숙고하여 글로 써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확신의 글'에는 인생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에 관한 다짐과 확신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 핼 엘로드의 충고다. 그는 영감을 주는 명언을 많이 활용하라는 조언도 덧붙인다.

확신의 말은 최종본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개선하고 바꿔야 한다. 단호하게 현재형으로 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형이 껄끄럽다면 현재진행형도 좋다. "나는 오늘 할 일을 절대 내일로 미루지 않는 사람이다"가 단호해서 좋지만, 현재형이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미루지 않는 사람이 되고 있다"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마음속에서 그림 그리기

<시크릿>에서 론다 번은 원하는 것을 이미 가진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하는데, 시각화야말로 그것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실제로 시도해보면 시각화는 쉽지 않다. 상상력의 빈곤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그래서 '비전 보드(vision board)'를 이용하라고 론다 번은 말한다. 아들이 다시 물었다. "비전 보드가 뭔데요?"

"아빠가 목표로 삼은 걸 붙여두는 게시판이야. 아빠가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붙여두는 거지." (론다 번, 114)


vision-board-520757__340.jpg 비전 보드 (Photo from Pixabay)

비전 보드에는 원하는 것들의 사진이나 바라는 인생의 모습을 붙여 둔다. 혼자서 만들어도 좋지만,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하면 목표를 공유할 수도 있고, 만드는 과정이 더 재미있다. 핼 엘로드가 비전 보드 전문가로 소개하고 있는 크리스틴 케인(Christine Kane)의 블로그에는 비전 보드 만드는 방법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준비물은 포스터 보드, 다양한 종류의 잡지, 그리고 풀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들의 이미지를 잡지에서 떼어내 보드에 풀로 붙이면 된다. 일단 많은 잡지들을 훑어보면서 원하는 이미지를 뜯어낸다. 이미지가 충분히 모였으면, 떼어낸 이미지들을 훑어보면서 필요 없어 보이는 것들을 솎아낸다.

최종적으로 선택된 이미지들을 보드 위에 이렇게 저렇게 배치해 보고, 맘에 드는 구도가 나오면 풀로 붙이면 된다. 확신의 말과 마찬가지로 비전 보드도 최종본이라는 것은 없다. 목표는 언제든지 수정 가능한 것이므로, 비전 보드도 필요할 때마다 고치거나 새로 만든다.

론다 번은 비전 보드를 매일 눈길이 닿는 곳에 두라고 한다. 비전 보드를 바라보고, 원하는 것을 이미 얻었다고 생각하고 감사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비전 보드는 상상을 돕는 도구일 뿐이다. 매일 아침, 시각화를 통해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주된 활동이 되어야 한다.
시각화와 관련하여 론다 번에게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힌트는 동적 영상화다. 그녀는 이것이 존 디마티니(John Demartini) 박사의 비법이라고 소개한다.

부엌을 상상해보라. 이번에는 부엌으로 걸어가서 냉장고 손잡이에 손을 얹어 문을 연다. 안을 들여다보니 시원한 물이 눈에 띈다. 손을 뻗어서 잡는 모습을 상상하라. 물통을 잡을 때 차가운 느낌이 들 것이다. 한 손으로 물통을 잡고 다른 손으로 냉장고 문을 닫는다. 이렇게 움직임을 곁들여서 세부적으로 영상을 그리니까 훨씬 쉽고 그림에 집중하기도 쉬워지지 않는가? (론다 번, 110)

cat-2561563__340.jpg Photo from Pixabay

진 웹스터(Jean Webster)의 <키다리 아저씨>에 보면, 주인공 주디가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를 쓰면서, 가정집에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키다리 아저씨 집 내부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비전 보드가 도와주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펜트하우스를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펜트하우스에 사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라는 것인가. 비전 보드에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의 내부, 외부 이미지를 붙여 두고 자주 바라보자. 그리고 아침 시각화 시간에는 그 집 안으로 들어가 커피도 마시고, 거품 목욕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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