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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필승총 210726

요즘 읽은 책들

by 히말


Hands-On Machine Learning / Aurelien Geron


그 유명한 머신러닝 교재 끝판왕. 역시 명불허전, 정말 좋은 책이다. 기초부터 가르쳐주지만 필요한 건 다 다루려는 듯 꽤 깊게 들어간다. 수학 수준도 나 같은 수포자에게는 어림도 없다. 9장 후반부, 13장, 18장, 19장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연습문제 중심으로 다시 한번 봐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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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와이즈먼, <지금 바로 써먹는 심리학>


윌리엄 제임스의 '가정주의'를 실천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 다시 말하면 행동이 심리상태를 만든다는 이야기다. 행복하면 웃는 게 아니라 웃어야 행복해진다는 것. 내용은 진부하기 짝이 없지만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많이 던져주는 점이 장점인 책.


- 평소와 달리 하기.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듣기, 멀리하던 매체 (예컨대 js일보라든가) 뉴스 보기, 다른 길로 출근하기, 새로운 음식 먹어보기, 새로운 쇼핑 매장 둘러보며 관찰하기, 싫어하는 장르 영화 보기.

- 익숙지 않은 손으로 (나의 경우 왼손으로) 자신의 부정적인 특성 적어보기.

- 옷을 잘 입자. 옷차림은 타인은 물론 자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 큰 영향을 끼친다.

- 종이를 가지고 예술품을 만들어보자. 접기, 구기기, 종이를 변형해 그림자 모양 만들기, 접은 자국으로 그림 그리기, 가면 만들기.

- 치매에 제일 좋은 활동은 춤이었다. 독서나 십자말 풀이보다 효과가 월등했다.

- 행동으로 변화를 유도해보자. 1. 불량식품을 담은 접시를 멀리 밀어보자. 2. (먹을 때) 왼손을 쓰자. 3. 근육을 긴장시켜 (주먹을 꽉 쥐거나 이두박근에 힘을 주어) 유혹을 뿌리쳐보자. 4. 집중이 필요할 때, 똑바로 앉아 팔짱을 끼자. 5. 당당한 자세를 취해보자. 6. 하기 싫은 일의 첫 단계를 시작해보자. 7. 예술적인 사람인 척 행동해보자. 8. 대화를 나눌 때는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상대방도 은연 중에 따라 끄덕이며 넘어올 것이다.) 9. 협상에 나설 때는 따뜻한 차와 푹신한 의자를 준비하자. 10. 죄책감으로 마음이 불편하다면 손을 씻거나 샤워를 하자.



류은숙, <아무튼, 피트니스>


한심한 제목으로 자꾸 리디 셀렉트에 출몰하는 <아무튼> 시리즈. 그러나 주제가 운동에 관한 것인 만큼, 냉큼 받아 읽었다. 결과는? 역시 한심한 책이었다. 일기는 일기장에. 저자가 운동하는 여자로서 '맨스플레인'으로 고통받았다는 부분은 나도 격하게 공감한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야말로 인간의 가장 저열한 본성이 드러나는 말이다. 알긴 뭘 안다는 말인가? (나도 버피 얘기가 나오면 흥분해서 말을 많이 하는 편인데, 반성해야겠다.)



네이트 실버, <신호와 소음>


일부 통계 관련 서적의 저자들이 추천해서 읽었다. 나름대로 잘 쓴 책이기는 하나, 일단 깊이가 너무 얕은 데 비해 책이 너무 두껍다. 그냥 통계 관련한 만담집 같은 느낌이다. 다만, 베이즈주의를 강변하는 제8장은 읽어볼 가치가 있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결국 시장참가자들이 자신의 확률 추정치에 돈을 건 결과다.


- 예측자가 보이는 자신감은 예측의 정확도에 반비례한다.

- 새로운 증거가 나타날 때마다 우리는 확률 추정치를 업뎃해야 한다.

- 최근 들어, 존경받는 통계학자들이 빈도주의 통계학을 학부에서 더 이상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514쪽)



폴 크루그먼, <불황의 경제학>


국제경제학 공부할 때 이미 커버한 내용들이라 별로 새로울 게 없었다. 다만, 그린스펀 같은 사기꾼을 (간접적으로나마) 까는 부분은 읽기 즐거웠다.


- 이른바 '공급중시 경제학'은 일련의 어리석은 아이디어들을 조합해놓은 것일 뿐, 확고하거나 온전한 학설이라고 할 수 없다. (301쪽) - 어휴, 속 시원해.

- 금융위기가 일어났을 때 구제의 대상이 되는 무언가는 위기가 없을 때엔 반드시 규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314쪽) - 나는 미국정부에 세금을 낸 적이 없지만, 금융 위기 당시 AIG 구제에 세금을 쏟아부은 것은 생각만 해도 부아가 치민다.



알베르트 카이로,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


통계에 관한 또 하나의 얄팍한 책. 조던 엘런베그의 <틀리지 않는 법>을 추천한 점은 칭찬한다.



류츠신, <삼체3>


이 소설이 하드SF라는 추천사의 주장은 인정하지 못하겠으나 (하드SF를 읽어본 적이 없는 듯), 삼체 시리즈 3권이 모두 다른 느낌의 SF라는 것은 인정한다. 삼체 시리즈는 언제나 용두사미 느낌이 강하지만, 이번에도 참신한 상상력은 칭찬할 만하다. 리디셀렉트 기준 1200쪽이 넘는 이 책을 거의 쉬지 않고 읽었다. 흡인력은 정말 대단하다. (막장드라마도 그렇긴 하겠지만...) 2020년 초, 삼체 1, 2권을 읽었을 당시, 3권을 읽지 말라는 서평들이 많아 스킵했었는데, 읽기를 잘한 것 같다.



백만기, <마흔에 시작하는 은퇴공부>


금융업에 종사했다는 사람이 PBR을 잘못 설명하는 부분에서 알아봤어야 했다. 만 권을 읽었다고 주장하는 걸 보면 산수에도 영 소질이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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