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책들
황두진, <무지개떡 건축>
서울시립대 김성홍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서울 시내 모든 건물의 평균 층수는 아직 2.5층 안팎이라고 한다. 누군가가 즐기는 도시 내 저밀도의 여유는, 또 다른 누군가의 장거리 출퇴근이다. 이것이 중밀도 주상복합을 '무지개떡 건축'이라는 이름으로 저자가 주장하는 이유다. 책 내용 중에서는 다공성에 관한 부분이 재미있었다. 역시 뭐든지 여백이 좀 있어야 좋다.
- 보행자는 건물 하나를 지나갈 때마다 차를 의식하고 피해다녀야 한다. 보편적인 현상이라 우리의 감각이 무뎌져서 그렇지, 이건 심각한 사회문제다. (166)
페터 볼레벤, <자연 수업>
페터 볼레벤의 초기작. 구성이 난잡한 편이지만, 사변적 에세이의 성격이 강한 점은 오히려 신선하다. 키우는 식물에 물을 줄 때는, 아주 가끔씩만 물을 주되, 줄 때는 확실하게 흠뻑 적셔주자.
- 화석 연료란 결국 아주 오래된 부식토인 셈이다. (154쪽)
- 겨울이 되면 소복이 쌓인 눈 덕분에 모든 소리가 사라진 상태에서 완벽한 고요 그 자체인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훈련된 귀에는 이런 순간이 진정으로 특별하게 다가온다. (248쪽)
- 현대적인 생활을 거부하자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정말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현대적인 외피에 가려져 있는 우리의 감수성, 즉 우리의 관찰 능력을 다시 일깨우는 것이다. (256쪽)
김선주, <트렌드 읽는 습관>
일상 생활에서 트렌드를 읽어내는 기술, 그 기술을 얻기 위한 습관.
- 비건 트렌드는 동물 권리와 같은 가치관과 연결되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흑당 유행은 연결되는 가치관이 없어 잠시의 유행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31)
-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오늘의 색을 정하고 그 색을 중심으로 트렌드를 읽어 본다. (81) - 예전에 해봤으나, 보는 눈이 없어 별 수확이 없었다...
- 1~2월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들을 살펴보면 그 해의 출판 트렌드를 알 수 있다. (97)
- 트렌드를 읽기 위한 네트워킹으로 독서 모임을 추천한다. (125)
- bigkinds.or.kr에서 광고 없이 뉴스를 읽자. (157) - 30년간 뉴스 데이터가 들어있다. (엄청 느림... ㅡ.ㅡ;;)
- 한 달에 한 번, 포털 검색창에 '소비 트렌드'라고 쳐보자. (158)
이광연, <미술관에 간 수학자>
미술관에 간 어쩌구 시리즈 중에 유일하게 건질 만한 책이다. 미술과 수학의 균형이 절묘하다. (수학이야기가 조금 더 깊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다.)
유재경, <회사에서 평생 커리어를 만들어라>
직장인 고민 상담집. 커리어 상담가인 저자의 즉문즉답이 꽤 시원하다.
- 스탠퍼드 대학교 정치학 교수 제임스 마치에 따르면, 사람들은 선택을 할 때 두 개의 모형 중 하나를 따른다고 한다. 결과를 중시하는 결과 모형, 그리고 가치를 중시하는 정체성 모형.
- 성급하게 퇴사하지 말고 회사에 적을 두고 이직을 준비하라. 이직에 있어 최고의 불문율이다. (적어도 3년은 준비해라.)
- 가로축에 나이, 세로축에 삶의 만족도를 그래프로 그려 보자. 주요 사건들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 일에 깔려 죽을 것 같다면 조직에 죽는 소리를 해라.
이유미,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
결국 글은 상품이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써야 한다.
- 나와 별로 다르지 않은 작가의 일상에서 공감을 얻고 위로를 받기 떄문에 그들의 책에 밑줄을 긋고 페이지를 찍어서 SNS에 퍼뜨리는 거죠. (41쪽)
- 사람들을 관찰하라. (233)
이엽 등, <한 권으로 읽는 비즈니스 명저 100>
그냥저냥한 경제경영서 서평 모음집. 읽을 만한 책을 발굴하는 데 좋다.
-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 정서를 키워서 행복감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현재에 대해서는 정서가 없는 상태인 몰입이 행복의 열쇠다. (513)
- 나심 탈렙이 조언하는 바벨 전략. 자산의 90%는 안전 자산에, 넣어두고 10%는 고위험 고수익에 베팅하라. (579)
라이언 홀리데이, <에고라는 적>
라이언 홀리데이가 사는 방식은 귀감이 될 만하다. 그러나 그의 글이 다른 이들을 설득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두서없고 장황하며 진부하다. (출판사도 문제인데, 돈 받고 파는 책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수준의 오타 덩어리가 넘쳐난다.)
- 에고의 마음으로 성공을 열망하거나 찾지 마라. 에고 없이 성공하라. 실패를 만났을 때는 에고가 아니라 당신의 근원적 힘으로써 돌파하라. (401쪽)
- 나는 내 고약한 마음을 다스릴 방법을 우연히 찾았다. 원고를 한 꼭지씩 쓴 뒤에 이것을 갈기갈기 찢어 차고에 있던 퇴비 통 속의 벌레에게 던져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면 내 고통스러운 결과물들이 마당의 영양을 주는 퇴비가 되었고 나는 맨발로 그 마당을 걸어 다녔다. 그러면서 내가 거대한 어떤 실체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다. 내가 죽고 나면 갈가리 찢어져 썩어버린 그 출력물들과 똑같은 과정을 거칠 거라고 생각했고, 그게 나쁘지 않았다. 내가 죽고 나면 나는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다. (4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