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책들
안영옥, <돈키호테의 말>
<돈키호테>의 완역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안영옥의 책이다. 돈키호테의 주옥 같은 글들을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맘브리노 투구 부분도 인용되어 있다.
자네 눈에 이발사 대야로 보이는 것이 내 눈에는 맘브리노 투구로 보이는 걸세. 다른 사람에게는 또 다른 것으로 보일 수 있겠지. (188쪽)
이 문장을 누가 17세기에 썼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보르헤스가 썼다고 해도 다들 믿을 것이다.
내가 워낙 좋아하는 에피소드이니, 더 인용을 해보겠다.
"머리에 황금 투구를 쓴 기사가 둥근 얼룩무늬에 거무스레한 말을 타고 우리 쪽으로 오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제 눈에 보이는 것은 제 당나귀와 비슷하게 생긴 잿빛 당나귀를 타고 번쩍거리는 물건을 머리에 얹고 오는 사람인데요."
"그것이 바로 맘브리노 투구라는 거다."
켄 피셔,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행동경제학 책에 가깝다. 사람들이 실수를 반복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제일 심오한 부분은 미국정치 이야기다.
- 영어에서 가장 값비싼 한마디는 '이번에는 다르다'다. (존 템플턴)
- '뉴노멀'은 1800년대에도 지금과 같은 뜻으로 쓰이며 유행했다.
- 뉴노멀이란 개념이 유행하면, 이미 바닥을 치고 반등 중이라 생각해도 좋다.
- 경기 회복 초기에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구직활동을 재개하는 사람이 늘기 때문이다. 고용주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당연하다. 경기가 한참 회복된 뒤라야 고용이 개선된다. 그러니까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투자를 미루지 마라.
- 이코노미스트들은 과거 경기 침체 2개 중 11개를 예측했다는 농담도 있다.
- 정보와 유동성 증가로 인해 요즘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예전(예컨대 대공황)보다 작을 수밖에 없다.
- 화요일의 일중 변동성은 2%고, 금요일은 5%다. - 써먹을 수 있을까?
- GDP는 순수출을 포함하기 때문에 미국 같은 순수입국은 GDP가 과소하게 계산된다.
- 개인적인 선호를 뒤로 하고, 미래 예측을 해보자. 그러한 미래를 대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주식시장 수익률은 대통령이 힘을 잃어가는 집권 3년차에 나온다. 다음 기회가 없는 연임 대통령이라면 더욱 그렇다.
- 공화당 후보를 뽑으면 시장은 선거 연도에 좋고, 취임 연도에 나쁘다. 민주당은 그 반대다. - 역시 주식은 기대의 게임
- 우리는 일관성을 보이는 패턴조차 잊고 만다.
전영수, <각자도생 사회>
행복은 절대가치다. 가족이라는 기존 틀에 맞추어 행복을 포기하는 건 바보짓이다.
정도언,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
이탈리아 영화, <아들의 방>이나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