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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과 나무

법정 스님

책 한 권으로 사람을 판단한 어리석음을 반성하며

by 히말


법정 스님에 대해 내가 오해를 하고 있었다. 단 하나의 책, <무소유>를 읽은 것만으로 말이다. 그 책도 꽤 오래 전에 읽은 것이다.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아마 시골 집에 있을 것 같다. 내가 미성숙해서였는지, <무소유>라는 책에서 나는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법정 스님의 삶은 무소유가 맞았다. 송광사 뒤에 불일암이라는 암자를 지어 홀로 사셨지만, <무소유>와 다른 책들로 유명세를 타고 사람들이 몰려오자 스님은 불일암을 떠나셨다. 다시 출가하는 마음으로 강원도 산골 오두막으로 떠나셨다고 한다. 어디에 사시는지 사람들이 모를 정도였다고.


정진이란 실패를 딛고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잭 콘필드의 <깨달음 이후의 빨랫감>이라는 책을 보면, 깨달음 이후에도 우리는 계속하여 정진하여야 한다. 해탈이란 게임의 틀을 깨고 나가 어딘가로 해방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자세를 유지하셨기 때문에, 법정 스님은 불일암을 떠나 강원도 산골로 들어가실 수 있었던 거다.


책 한 권 읽고 섵부른 판단을 내린 나 자신의 어리석음을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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