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겐세일 가격이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다
나는 삼성전자 주식을 1주 가지고 있다. 8만 4백원에 매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식창을 본 지가 오래돼서 잘 모르지만, 뉴스 제목에 5만 전자 얘기도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6만원이라면 25% 손실이다.
내가 삼전을 산 것은 작년 11월쯤이었는데 며칠 동안 매수 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했다. 8만원에서 등락을 거듭했기 때문에 이왕이면 7만원 대에서 사고 싶어서였다. 결국 안 내려오길래 그냥 8만원대에서 샀지만, 딱 1주만 샀다. 다시 7만원대로 내려오면 추가 매수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삼전 6만원이라면 당장 산다."
그 당시 이런 얘기를 참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지금 삼전 가격이 바로 그 가격이다. 꿈에 그리던 가격.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은 다 하락장에서 베팅했던 사람들이다. 97년 외환위기, 01년 미국발 닷컴버블 붕괴, 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년 코로나19...
돈을 찍어내서 인류는 코로나19를 보건위기에서 끝냈다. 그러나 누구나 예상하던 인플레이션이라는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파월의 말이 그동안 어떻게 바뀌어왔는지만 봐도 정말 가소롭지 않은가. '인플레는 절대 없을 것이다'에서 일시적 인플레로 말을 바꿨다가 일시적이란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고 했다가, 인플레를 쉽게 잡을 거라 했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없었어도 미국 CPI는 8%를 찍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류는 집단적으로 확증 편향에 사로잡혀 있었다. 트럼프가 옐런의 후임을 물색할 때만 해도 자질 논란이 있었던 파월의 말을 철썩같이 믿었던 이유가 뭘까? 우리가 원하는 말을 해줬기 때문이다.
큰돈을 벌 기회는 하락장이다. 작년에 하락장 투자 관련 책을 읽을 때만 해도 그런 하락장은 몇 년이나 지나야 올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이다.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올라가는 시점을 다들 말한다. 그러나 저점을 잡는다는 것은 공상의 영역이다. 아마 지금이 행동해야 할 시점일 것이다. 그러나 매수 버튼을 누르지 못한다. 돈도 없기는 하지만.
*** 투자는 본인의 선택입니다. 이 글은 순전히 개인적인 공상이므로 투자에 참고하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