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9
너무 일찍 와버린 무더위가 장마철이라는 이름으로 쉬어가는 분위기.
목요일에는 딱 퇴근 시간에 맞춰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바지가 좀 젖었다.
1. 책
백석의 시집 읽기를 끝냈고,
소설 두 권,
이것저것 10권,
다 해서 13권을 읽었다.
백석은 정말 대단하다. 이런 시인을 이제야 읽다니.
<가시고기>로 유명한 조창인의 소설, <등대지기>. 역시 좋았다.
셜록홈즈 시리즈의 첫 편, <주홍색 연구>. 명불허전.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는 예상했던 전개 그대로여서 좀 따분했고,
캐롤라인 윌리엄스의 <움직임의 뇌과학>도 그동안 여기저기서 본 얘기들 모아놓은 정도.
<글록>이란 총 하나를 가지고 책 한 권을 쓴 폴 배럿, 대단했고,
장나래의 <골목의 약탈자들>은 잘 만들어진 한 편의 시사 고발 다큐였다.
기시미 이치로의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도 가슴에 와 닿는 에세이였다.
기시미 이치로의 책은 세 번째인데, 이 책이 제일 좋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주에는 오랫동안 읽던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를 끝냈다.
시애틀 추장, 시팅 불, 레드 클라우드 등 수많은 인디언들의 연설문과 기고문을 모은 책이다.
글 자체로도 좋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자세도 좋았지만,
그들이 처했던 상황과 그들의 대응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어느날, 압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외계인이 지구에 상륙한다.
지구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아주 약간의 시간 동안 그들은 평화로운 공존을 제안한다.
그러나 곧 그들은 본색을 드러내며 지구 전체를 장악하여 그들의 생존공간이라 선포한다.
70억 인류를 제주도에 가두어 '지구인 보호 구역'이라 정하고, 그 안에서 마음껏 살아가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어느날 제주도에서 희귀한 자원이 발견되자,
인류는 울릉도로 쫓겨난다.
몇 세대가 지난 다음에는 불쌍한 지구인들에게 동정심을 품는 외계인들도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그 날은 아직 멀고,
그 날이 또 온다 한들, 죽어간 지구인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2. 유튜브/동영상
점입가경을 보여주는 <더 보이즈> 시즌 3.
이제 단 한 편이 남은 가운데, 이번 시즌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하다.
요즘 야구를 많이 본다.
응원하는 팀이 잘 나가니 나름 삶에 활력소가 되어 준다.
그러나 그 팀이 지는 날에는 기본적으로 다운되어 있는 내 삶이 더욱 팍팍해진다.
이래서 끊으려고 그렇게 노력했던 야구였는데...
3. 기타
Sleep Cycle이란 앱을 깔고 수면 분석 중이다.
예상대로 잠 드는 데 걸리는 시간 포함해서, 누수가 꽤 많다.
8시간 반 정도를 챙겨 자는데도 실제로 잠든 시간은 7시간 정도.
수요일과 목요일은 6시간 정도밖에 못 잤다.
잠꼬대가 녹음되어 있는데, 내용을 듣고 싶으면 돈을 내야 한다.

4. 가양역 실종 사건
가양역 실종 사건의 주인공인 김**님의 블로그에 들어가보았다.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린 흔적들.
살아돌아와 주었으면 정말 좋겠다.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