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요약
주초에 좀 안 좋았다가 점점 좋아진 한 주였다.
명상하는 방식을 좀 바꾸었더니 수월해졌다.
화요일에는 비교적 근사한 일도 있었고, 조금 전에는 (웃기는 짤을 보고) 웃기도 했다.
1. 독서
우울증에 관한 책 두 권을 읽었는데, 글쓰는 매무새가 정말 달랐다.
린다 개스크의 <당신의 특별한 우울>은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저자가 자신과 환자들의 우울증에 관해 쓴 책이고, 애나 페이퍼니의 <여보세요, 제가 지금 죽고 싶은데요>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웃기지도 않는 주제를 웃겨보려고 한 웃기는 책이다.
진화과학에 관한 책도 두 권 읽은 셈인데,
메노 스힐트하위전의 <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는 정말로 진화에 관한 책이지만,
마크 윌리엄스의 <늙어가는 기술>은 노화의 기전에 대해 진화과학의 관점을 이야기하는 부분을 담고 있을 뿐, 아주 다양한 관점을 포괄하는 진정 통섭적 시각을 보여주는 책이다.
하긴, <개는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는가>라는 사이비과학 책에도 진화과학적 시각이 조금은 나온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또 두 권 읽었다.
<셜록 홈즈의 회상록>은 단편집인데, <셜록 홈즈의 모험>보다는 덜 유명한 단편들이 담겨 있다.
여기 실린 가장 유명한 단편은 아마 <글로리아 스콧 호>인 듯하고, 다음으로 <은성호>, <노란 얼굴>, 그리고 아주 다른 의미로 유명한 <마지막 사건> 정도를 들 수 있겠다.
<바스커빌가의 사냥개>는 셜록 홈즈 장편 중에 내가 세 번째로 좋아하는 것인데,
이 장편의 단점이라고 생각하던 점, 즉 왓슨 시점의 사건 전개라는 측면이
이번에 읽을 때는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난 생각보다도 더 홈즈 광팬인가 보다.
곽경희의 <남편이 자살했다>를 인상깊게 읽었다.
뒤로 갈수록 공장에서 찍어내는 긍정심리학 분위기로 가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솔직한 이야기들, 그리고 그당시의 솔직한 심정이 울림 있게 다가왔다.
그리고 별로 언급하고 싶지도 않은 책 1권을 포함하여, 이번 주에는 총 9권을 읽었다.
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는 갈수록 유치하다. 그래도 끝까지 읽고 말 것이다.
2. 유튜브/픽션
추천받은 드라마, <불가살>을 드디어 다 봤다. 유튜브 5시간 요약본으로 본 것인데도 정말 오래 걸렸다.
중간부터 재미있어지는데, 결말이 좀 많이 상당히 아쉽다.
시작부터 괴물들이 나와 피를 튀기니, 보기가 어려웠고,
주무대가 현대임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배경 설명이 너무 길게 이어지니 집중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것은, 유튜버의 개그 충만한 해설 덕분이다.
스릴러를 개그물로 바꾸다니, 대단하다.
해리포터 인물들에 관한 뮤비를 만드는 게 유행이었나 본데, 드레이코 말포이에 관한 영상이 많은 데에 살짝 놀랐다.
주인공 그룹이나 스네이프, 시리우스에 관한 영상이 많은 것은 이해할 만하지만
말포이는 좀 의외였다.
사람들의 공감 능력이 적어도 나보다는 괜찮다는 증거인 듯도 하다.
사족이지만, 난 제임스 포터에게 무슨 좋은 점이 있는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캐나다 시절 좋은 친구였던 스티브가 추천해줘서 읽었으며,
꾸역꾸역 읽고 나니 최후반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던 작품이다.
(스티브가 추천해서 읽은 또다른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다.)
아, 참고로 말하자면 스티브의 성은 후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