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Direction의 <What Makes You Beautiful>이란 노래가 있다. 노래는 참 좋은데, 가사가 매우 발칙하다. 그러나 왜 이런 가사가 나왔을까? 아주 많은 (내 생각에는 거의 모든) 남자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너는 네가 예쁜 걸 모르지. 그래서 네가 예쁜 거야.
아주 완벽한 남성 판타지다. 그런데 One Direction이 무슨 K-pop 보이그룹인가? 영국 보이그룹이다. 게다가 이민자까지 끼어 있는 아주 글로벌한 구성이다. 즉 이런 생각은 인류라는 종의 절반이 공유하는 생각이다. (One Direction 멤버 중에서 난 해리 스타일스 외에는 관심 없다. 아, 그런데 요즘 해리 스타일스 무대 의상이 왜 자꾸 프레디 머큐리를 닮아가냐... ㅡ.ㅡ;; 그래도 뭐, 패완얼이니까, 프레디와는 다르다!)
각설하고, 조지프 버고의 <수치심>이란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읽는 순간 딱 이 곡이 떠올랐다.
완벽한 외모여야 한다. 그러나 당신의 외모에 대해 호들갑을 떨어서는 안 되며, 그러한 완벽한 상태를 가꾸어 나가기 위해 가족이나 파트너, 혹은 업무로부터 당신이 들여야 할 시간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그저 보이지 않게 노력을 기울여 완벽한 모습이되, 그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우리 귀에 들리지 않도록 하라. (버고, 583쪽)
이것이 오늘날 사회가 여성에게 바라는 완벽한 모습이다. 드러내 말했다가 한 소리 들을까 봐 말을 안 하는 것뿐, 사실은 저런 노래가 나올 정도로 남자들은 이미 다 공유하고 있는 생각, 아니 판타지인 거다.
(근데 SNS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