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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Sep 03. 2022

8월 다섯째 주

8월이 나흘, 9월이 사흘이니 8월로 하자

오늘 아침 산책은 느린 걸음으로 해봤다.

별로 다른 느낌은 없었다.

난 그냥 원래 성급한 사람인가 보다.


주말에 아침 루틴을 마치고 한 주를 돌아보면,

이번 주도 나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일기를 들춰보면, 이번 주에도 고점과 저점이 있었고,

저점에서는 또 여러 가지 안 좋은 생각을 많이 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된다.



1. 책


아침에 9권이었는데 오후 5시 현재 11권.

읽던 것들을 끝내버렸으니 담주에는 좀 줄어들 듯.

소설은 5권을 읽었으나 고전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제외하면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세라 크래스너스타인의 <트라우마 클리너>는 트랜스젠더로서 험난한 삶을 살아온 샌드라의 이야기, 그리고 그녀가 운영하는 특수청소업체에 관한 이야기다.

정말 이렇게 힘겨운 삶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다행인 건 그녀의 삶이 결국은 해피엔딩이라는 것.


론 마라스코의 <슬픔의 위안>은 상실과 슬픔을 겪은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과정, 문제, 그리고 도움이 되는 것들 등등에 관한 에세이다.

심리치료 관점에서 제시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에세이.


리처드 칼슨의 <스톱 씽킹>은 불교적 깨달음을 서양적(?) 관점에서 풀어낸 책.

법륜 스님 즉문즉설과 거의 내용이 같다고 보면 된다.


제이콥 애펠의 <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는 의료현장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윤리적 딜레마를 풀어낸다.

무려 79개의 주제.

그렇게 다양한 딜레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점은 놀랍지만, 그만큼 개별 주제에 할당된 지면이 적은 것은 아쉽다.

이번 주 읽은 책 중에서 유일하게 5점을 매긴 책.




2. 음악


<슬픔의 위안>이라는 책에서 알게 된 쳇 베이커의 <Get Along Without You Very Well>을 들어보았다.

1930년대 노래라고 해서 기대감 반 불안감 반이었는데, 내 스타일의 곡은 아니다.

아주 옛날 노래라고 하면 나는 역시 빌 위더스를 제일 좋아하고, 냇 킹 콜도 좋아하는 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EeaS6fuUoA


3. 착각물


유튜브 보다가 알게 된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에 푹 빠진 게 2주쯤 전인데,

역시 너무 어려운 설정이라, 드라마 중반부터 억지와 늘어지기 전개로 도배가 되고 만다.

그래서 총 16부작에서 한 9편까지 보고 더는 손이 안 간다.


싸패 다이어리는 전형전인 착각물이다.

착각물은 참신하고 정말 웃기지만, 그걸 끌고 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문제다.

태생부터가 단편이어야 하는 운명이다.

그런데 유명한 착각물들은 대개 그냥 장편도 아니고 초장편이다.


전설급 착각물이라면 역시 <엔젤 전설>인데,

그 만화도 한 3권부터는 도저히 수습이 안 되니까 계속해서 신 캐릭 수급으로 연명한다.

기존 인물들의 착각으로는 한계가 있으니까, 타학교 학생이나 전학생 등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서 또 착각하는 패턴이다.

그래도 이 작품은 마무리가 꽤 깔끔한 편이다.


훨씬 더 무리하고 억지이며 초장편인 착각물로는 <엘리트 건달>이 있다.

병맛 코드가 난무하니 정신 건강을 생각한다면 거르기를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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