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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필승총 220921

by 히말

리스 존슨, <걱정이 넘치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북>


원제는 그냥 <걱정돼?>이고, 카페인, 피임약, 에볼라 등 우리를 걱정시키는 이런저런 것들을 우리가 정말 걱정해야 하는지 분석했다는 책. 그런데 결론 중 상당수가 "잘 모르겠다"다. 대체로 이런 식이다.


- 유기농법은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고 있고, 그 득실은 경우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아직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93쪽)


이런 류의 잡지식 모음 책 중에서는 수준이 매우 떨어지는 편이다.


- 생우유는 대변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 PFA는 취사도구뿐 아니라 내수성과 내유성이 필요한 다양한 곳에 쓰인다. 청소기, 옷감, 페인트, 전선, 화장품, 식품 포장 등. 따라서 피할 방법은 없다.


- 가공육을 대량으로 먹는다 해도 암 발생 위험이 그렇게 많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상대위험 1.18)


- FDA 기준에 의하면 땅콩버터 100그램에 곤충 조각 30개, 토마토 통조림 500그램 당 구더기 2개 이상은 나와줘야 조사에 착수한다.


-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레는 우리 장 속에 낮은 수준으로 존재한다. 항생제로 다른 균들을 쓸어버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소위 슈퍼박테리아들은 항생제에 대해서 슈퍼일 뿐, 다른 균들과 경쟁 관계에서는 전혀 아니다.


- 식용 동물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면 살이 찐다. 우리도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다.


- 뇌 먹는 아메바가 무섭다면, 민물 말고 바다에서 수영하라.


- 2016년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발표한 연간 의료과실 사망자 25만 명은 과소 추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종합병원만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 아세트아미노펜은 치료의 창이 좁다. 즉 안전 용량과 치명 용량 사이의 차이가 작다.


- 전신마취의 부작용은 흔히 노인들에게서 나타난다.


- 자기장이 DNA를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뇌는 전기를 이용하며, 자기장은 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너무 당연한 이 얘기를 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 (박수)


-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레 감염은 생각보다 흔하다. 2011년 미국에서 약 50만 건이 발생했고, 이중 2.9만명이 한 달 이내에 사망했다.


- 휴대전화의 라디오파는 이온를 유발하지 않지만,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와 마찬가지로 가열 작용을 한다.


- 2016년 미국 연구 결과, 휴대전화 방사선은 수컷 쥐에서 암 발생률을 의미 있게 높였다. 문제는 쥐에서 나타난 종양이 인간 실험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종류의 종양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암컷 쥐에는 영향이 없었다.


- 백신에 알루미늄을 첨가하는 이유는 백신의 효과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 현재 수돗물에 함유된 불소 수준은 다소 높다고 미국 환경보호국은 판단했다. 다만, 식수와 관련한 다른 문제들에 비해 우선순위가 떨어져 불소 문제는 외면되었다.


- 납은 달콤한 맛이 난다. 로마인들은 와인에 단맛을 내는 데 납을 사용했다.


- PBA 대체재는 아마도 BPA 수준으로 나쁠 것이다.


- 지난 145년 동안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회색곰에게 죽은 사람은 8명이다. 같은 기간 동안 여기에서 나무에 깔려 죽은 사람은 6명, 번개에 맞아 죽은 사람은 5명이다.


- 내다 버린 중고 소파를 들고 왔다가는 빈대를 집에 들이는 수도 있다.


- 대중과학 서적은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편향이 심할 수 있고, 잘못된 내용이 담길 수도 있다. - 자아비판인 듯 ㅋㅋ



토드 로즈, <평균의 종말>


그냥 흔해 빠진 평균의 오류성에 관한 책인가 했는데, 테일러주의를 비롯한 <평균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개개인주의>를 주장하는 책이다. 좋은 주장이기는 한데, 신선한 주장은 아니며, <개개인주의>라는 것이 무슨 주의 내지는 개념이라고 보기에 매우 조잡하다는 것이 문제다. 그냥 평균주의에 대한 비판 수준에서 보면 꽤 준수한 책이며, 특히 교육 개혁에 문제의 초점을 맞추어 <평등한 기회>라는 신화를 공격하는 부분은 한번 귀를 기울여볼 만한 주장이다.


- 평균적인 조종사에게 맞는 조종석을 설계해봐야 아무한테도 맞지 않는 조종석을 설계할 뿐이었다.


- 집단을 비교할 경우라면 평균이 쓸모 있다. 그러나 어떤 개개인에 관한 결정에 있어 평균은 아무 쓸모 없다. 예컨대 평균적으로 보면 타이핑 속도가 빠를수록 오타가 적다. 그러나 어떤 특정인이 오타를 많이 낸다고 해서 그 해결책으로 타이핑 속도를 올리도록 하면 문제가 악화될 뿐이다.


- 현대의 관리자 개념이 실무 의사결정자로서 자리 잡은 것은 테일러 단 한 명의 비전에 힘입은 것이다.


- 국제연맹은 미국 문명을 규정하는 단 하나의 특징으로 테일러주의를 꼽았다.


- 테일러주의는 레닌, 스탈린, 무솔리니, 히틀러에게 모두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한편 아시아에서 테일러주의는 집단주의와 결합하여 훨씬 더 무자비한 결과를 낳았다.


- 테일러주의를 학교 교육에 도입한 것이 손다이크다.


- 평등한 접근권은 평등주의적 문제에 대한 평균주의적 해법이다.



일레인 아론,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민감한 사람들이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책. 초반에 나오는 민감성 테스트 결과, 나는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서 별 도움이 안 되었다.


- 어떤 상황에서는 가면을 쓰는 것, 즉 사전에 설정한 페르소나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감정을 나누는 친밀한 관계는 직장 밖에서 구하라.


- 다음에 승진이 되리라 당연하게 믿지 말고, 일주일에 한 번, 조직에 기여한 일들을 아주 상세하게 기록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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