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잊고 지내던 미세먼지가 돌아온 한 주.
또 11권.
만점을 매긴 것은 샌드라 거스의 <시점의 힘>뿐이다.
작가 본인도 다양한 종류의 3인칭 시점이 가지는 미묘한 차이를 완전하게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 정도의 통찰만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샌드라 거스 책은 믿고 봐도 될 듯.
톰 롭 스미스의 <차일드 44>의 두 속편, 즉 <비밀 연설>과 <에이전트 6>를 읽었다.
<차일드 44> 시리즈는 뛰어난 심리 묘사와 장면 전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돋보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색이 지나치게 짙어 거부감을 불러 일으킨다.
더구나 적대 대상이 이미 사망한지 오래된 소련 정권이라는 게 어이 없다.
러시아 사람이라면 그런 적대감도 유효하겠지만, 작가는 그냥 영국인이다.
내 짐작에는 소설 쓸 당시까지 러시아에 가본 적도 없을 것 같다. (그후에야 갔겠지, 설마.)
3권을 다 읽고 난 소감이라면, 1권 초중반과 3권 후반부가 제일 좋았던 느낌이다.
특히 1권 초반부의 추격 씬은 정말 훌륭한 듯.
레베카 하이스의 <본능의 과학>은 행동심리학적 발견들을 본능이라는 관점에서 잘 묶어 써 냈다.
뻔한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실천 아이템들을 충실히 제시한다는 점이 플러스.
유성운의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은 역사의 교훈을 현재 시점에서 반추해본다는 점에서 좋다.
정치색을 조금 뺐으면 더 좋았을 책.
하미나의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은 우울증을 다양한 각도에서 꽤 체계적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