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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Nov 21. 2022

코로나가 바꾼 세상

[책을 읽고] 니컬러스 크리스타키스, <신의 화살>

이 책은 코로나19로 인한 변화, 그리고 우리가 생각해야 할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감염병 전문 의사다. 바이러스와 의학적 대응에 관한 내용에서 시작하지만, 저자는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단절, 거짓말의 확산, 마녀사냥은 물론, 연대라는 희망과 미래지향적 변화까지 다룬다.



1. 의학적 검토


코로나 바이러스(SARS-2)의 R0는 3 정도다. R0 값도 높은데 Re의 편차가 작아 안정적 확산에 유리하다. 치명률 또한 SARS-1(일반적으로 말하는 사스)에 비해 낮아 확산에 유리하다. 그것도 모자라 잠재기와 잠복기가 일치하지 않아 무증상 전파가 가능하다. 상기도와 하기도 세포 모두에 결합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최종병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캐나다, 중국 등 사례를 분석한 어느 연구에 따르면, 국제 여행객 3,500만 명 이상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해서 사스 환자가 발견된 경우는 1건도 없었다. 전 세계 공항에 열화상 카메라가 사용되고 있는 현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2. 거짓말과 싸워야 하는 의료진


모든 재난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는 각종 루머와 거짓말을 양산했다. 


배우 우디 해럴슨은 5G 통신장치가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주장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트럼프는 소독약을 주사하면 바이러스가 사멸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의료진들은 이런 거짓말에 맞서 싸워야 했다. 클로락스 등 표백제 업체가 나서 자신들의 제품을 주사하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해야 했을 정도다.


좋아하는 배우인데, 실망이다


이런 일이 수많은 사람에게 분노는커녕 논란의 대상도 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한 가지 설명은 트럼프가 재난이 그냥 눈앞에서 사라져버렸으면 하는, 많은 미국인의 막연한 바람에 영합했다는 것이다. (266쪽)


3. 연대


코로나19는 그러나 우리 안의 선한 천사도 보여주었다. 전 세계적으로 연대의 움직임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의료진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마스크를 나눔하고, 온라인으로 합주를 하고, 작은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었다.


뉴저지 주 클라라마스 의료센터 간호사 바버라 버치너는 3월 25일 딸에게 이런 문자를 보냈다.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쓰레기봉투로 가운을 만들었어. 혹시 모자랄까 봐 아빠가 큰 쓰레기봉투를 구해준댔어." 같은 날 다시 문자를 보내 기침과 두통 증상이 있다면서 "의료진을 위해 기도해줘. 물품이 다 떨어져가고 있어"라고 했다. 4월 15일 그녀는 코로나19로 사망했다. (366쪽)



4. 미래


코로나는 결국 토착화할 것이다. 한번 앓았던 사람들은 다시 감염되어도 가볍게 앓고 지나갈 것이다. 홍역이나 수두처럼 말이다.


원격 진료가 활성화되고, 개인 위생 수준이 높아지는 등 좋은 변화도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질문은 이것이다.


미국의 맥주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8%가 코로나 맥주를 어떤 경우에도 사지 않겠다고 답했다. (505쪽)


이건 농담이고 (그러나 꼭 쓰고 싶었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코로나19 백신이 무료라면, 모든 백신이 무료가 아니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만약 모든 백신이 무료라면, 다른 약은 무료가 아니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530쪽)


위대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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