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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Feb 11. 2023

2월 둘째 주

2/5-11

1. 책


이번 주는 세 권으로 끝나나 했는데, <좁은 회랑>을 폭풍처럼 몰아쳐 읽으며 4권째를 채웠다.


한승태의 <인간의 조건>(저자가 원하는 제목으로는 <퀴닝>)은 칭찬을 아무리 해도 부족하다. 우리 사회의, 인간이라는 종의 슬픈 단면을 묘사한 책인데, 너무 웃기다 보니 웃으며 죄책감이 느껴진다.

아니면, 유머로 승화하는 삶에 대한 통찰일까? 작가가 만난 많은 사람들이 힘든 삶을 대처하는 나름의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앞으로도 한승태 작가님은 믿고 볼 것이다.


<솔로 워커>는 그냥 양산형 책이다. 프리랜서를 위한 다양한 조언들이 담겨 있지만, 다른 책에 이미 1,374번 정도 나온 이야기들이다. 도중에 작가가 이 책이 자신의 독창적인 내용이라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 두 번째로 읽었다. 나는 프리모 레비라는 사람을 숭앙한다. 내게 그는 강희제, 넬슨 만델라, 이순신과 같은 분들과 동급이다. 나는 그의 죽음을 이해하고 싶다.

다시금 그를 만났지만, 아프기만 하다. 이 책은 그의 첫 책이었지만, 나는 이미 그의 마지막 책을 읽었고, 그 책을 내고 1년 뒤에 그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기 때문이다.


대런 애쓰모글루의 <좁은 회랑>. 도입부를 읽을 때는 올해의 책인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인도와 남미를 설명하는 챕터에서부터 의문 부호를 가득 던지게 만든 책이었다.

그러나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은 좋은 책이다. 지적 유희로도 훌륭했다. 종이책으로 800쪽이 넘는 분량인데, 읽는데 사흘이 걸리지 않았다. 질주하게 만드는 재미를 선사한다.



2. 일


일 관련해서 꽤 바쁜 한 주였다. 맨땅 헤딩은 확실히 어렵지만, 좋은 점도 있다. 제약조건이 없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무튼 기획 단계에서는 뭐든지 생각해볼 수 있으니까.



3. 빽다방


빽다방 쿠폰이 생겨서 간만에 빽다방에 왔다.

난 빽다방 라떼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지점에 따라 맛이 많이 다르다.

오늘은 좀 걷는 차원에서 옆 동네 빽다방으로 왔는데, 여기 라떼 맛이 별로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컵도 제대로 씻지 않은 것 같고, 심지어 인터넷이 먹통이다. (그래서 지금 오프라인 텍스트 파일에 쓰고 있다.)

집주변 빽다방 세 곳 중에 제일 먼 곳으로 왔는데, 걸음수 채운 것 빼고는 영 실망이다.


'놀란 챗봇'을 추상화 스타일로 AI가 구현한 그림


4. 챗GPT


유튜브에는 챗GPT를 이용해서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다는 영상이 매일 올라온다.

나는 챗GPT도 공개되고 나서 한 달 이상 늦게 써보았으니 욕심은 없다.

게다가 이런 수익 모델은 지속가능성이 전혀 없다.


지난 주에, 챗GPT가 써준 스크립트를 그대로 영상을 만들어 올려보았다.

물론 그냥 테스트 차원에서, 재미 삼아 해본 것이다.


이런 영상, 이런 블로그가 우후죽순 생길 것이다.

그러나 그 유행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그런 콘텐츠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주류가 될 수는 없다.


열심히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데, 그게 인공지능이 쓴 것이라는 사실을 도중에 알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계속 읽게 될까?


문화란, 사람들 사이의 연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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