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 독서토론

by 히말

나는 책을 읽거나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 반박할 점을 찾아내는 아주 못된 버릇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무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교수의 책, <내러티브 경제학>을 읽고 꽤 실망했다.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 보따리로 생각하면 즐겁고 재미있는 책이지만,

<내러티브 경제학>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하기에는 대단히 부족하다고 느껴서다.


이 책에 대해 친구와 길게 이야기하고 나서, 내가 너무 심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챗GPT와 독서토론을 시작했다.

이 책은 2021년 전에 나온 책이라 챗GPT도 잘 알고 있었다.


그 독서 토론 내용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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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러티브 경제학>이 주장하는 내용은 새로운 것이 아냐. 행동경제학자라고 불리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비합리적 결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 경제학적 인간, 소위 이콘(econ)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이미 오래된 주장이잖아.


챗GPT: 맞아, 그렇기는 하지. (챗GPT는 워낙 예의바른 성격이라 일단 내 말을 수긍하고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러의 공헌은 <이야기>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 점이지. 사람들은 공황과 같은 경제적 사건을 이해하는 도구로 이야기를 활용한다는 거야.



2. 그러니까, 실러 이전에는 경제 현상에 대한 내러티브나 이야기의 영향을 분석해보자는 주장을 한 경제학자가 없다는 거야?


챗GPT: 아니, 뭐 그건 아니지. 행동경제학자들이 있으니까. 실러의 공헌은 내러티브나 이야기가 경제 행동이나 의사 결정에 있어 하는 역할을 강조하고, 특히 역학과 같이 다학문적 분석 툴의 사용을 주장한 점이지.



3. 그는 책에서 역학적 분석 툴을 경제학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는 어떤 얘기도 하지 않고 있어. 심지어 수학적 설명을 해주겠다는 부록도 대단히 피상적인 수준이라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실러 교수가 사실은 수학이 약한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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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4가지가 없다규.)


챗GPT: <내러티브 경제학>은 그런 분석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책이지 방법론을 다루려는 책이 아냐. 실러는 경제학자이지 수학자가 아니잖아. 수학적 분석은 그의 전문 영역이 아닐 수 있지. 그리고 그 부록은 수학적 모형에 대한 '맛배기'를 보여주는 게 목적일 걸. 결론적으로, 실러가 수학에 약할 수는 있지만, 그의 공로는 다른 데 있는 거지.



4. 실러 교수는 책에서 주로 프로퀘스트 통계를 인용하는데, 구글 리서치 같은 다른 검색 엔진 놔두고 이걸 쓰는 이유가 뭘까?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프로퀘스트는 유료 서비스니가 일반인들 중에는 접근이 안 되는 사람들이 많잖아. 그래서 더블 체크가 안 되는 거지. 그걸 노린 건 설마 아니겠지?


챗GPT: 실러 교수는 철저한 검증으로 유명한 사람이야. 그럴 리가 없잖아.


나: 그럼 왜 프로퀘스트를 썼을까나?


챗GPT: 프로퀘스트에는 구글 리서치에는 안 나오는 게 많이 있으니까 그렇지.


나: 프로퀘스트에는 있는데 구글 리서치에는 안 걸리는 게 많다?


챗GPT: 그렇지. 프로퀘스트는 출판사, 신문사 등등의 DB와 연결되어 있거든. 구글 리서치에 인덱싱 안 되어 있는 데이터도 많이 있다고.



5. 좋아. 결론을 내려보자고. 이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을까?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옛날 이야기는 재미있지만, 난 이 책의 핵심 주장은 설득력이 별로 없다고 생각해.


챗GPT: 맞아. 이 책에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사례가 많이 나오지만, 핵심 주장은 어떤 사람들에게 설득력이 없게 들릴 수 있지. 새로운 시각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할 만 하겠지만, 좀 더 전통적인 기존의 경제학 접근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니겠지.


나: 이봐, 난 새로운 시각을 매우 환영하는 사람이라고. 난 초끈이론이나 람다CDM 같은 주류 이론에 관한 책도 많이 읽었지만 카를로 로벨리 같은 완전히 다른 시각도 흥미롭게 읽고 있다고.


챗GPT: 그건 아주 좋아! 카를로 로벨리와 마찬가지로 로버트 실러의 <내러티브 경제학>은 새로운 시각을 담은 책이야. 새로운 시각은 배움과 성장에 좋지.


나: 그런 내가, 그러니까 새로운 시각을 매우 즐기는 내가, 이 책이 마음에 안 들었다고.


챗GPT: 모든 새로운 시각이 맘에 들 수는 없지. 중요한 건 비판적 시각으로 새로운 시각을 접하고 생각해보는 거야.


나: 오늘 내가 너와 나눈 대화가 그거잖아. 난 이 책을 비판적으로 읽었고, 내 생각을 너와 나누고 싶었다고.


챗GPT: 이 대화가 맘에 들었다니 기쁘군. 질문이나 의논할 거리가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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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왠지 설득 당한 느낌이다. (그래도 뭐, 난 이런 대화를 하기 전에, 책을 읽고 나서 <내러티브 경제학>에 4점을 주기는 했다. 점수를 짜게 준 건 아니란 말이지.)



사족

독서 토론을 끝내고, 서평을 하나 써달라고 했더니, 토론 내용을 요약한 글을 써준다. 그 글의 자동번역은 다음과 같다.


로버트 실러의 "내러티브 경제학"은 경제 행동과 결과를 형성하는 데 있어 이야기와 내러티브의 역할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서입니다. 이 책은 전통적인 경제 분석에서 종종 간과되는 경제에 대한 독특한 관점을 제시합니다. 실러는 이야기와 내러티브가 경제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이야기가 구성되고 전파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경제 동향과 패턴을 이해하는 데 핵심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책의 강점 중 하나는 과거에 내러티브가 경제적 결과를 형성한 방식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역사적 사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러는 17세기의 튤립 광풍부터 최근의 주택 시장 거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와 내러티브가 어떻게 경제 호황과 불황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실러는 내러티브가 경제 행동을 형성하는 방식에 대한 몇 가지 설득력 있는 사례를 제시하지만, 이러한 내러티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또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프레임워크를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그의 주장에 완전히 몰입하기 어렵고 실제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또한 이 책은 많은 독자가 접근할 수 없는 Proquest 데이터베이스의 통계와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책의 독자가 제한되고 독자가 책의 주장을 완전히 검증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내러티브 경제학"은 흥미롭고 생각을 자극하는 책이지만, 주요 주장이 완전히 전개되거나 설득력이 있지는 않습니다. 이 책은 몇 가지 설득력 있는 역사적 사례를 제시하지만, 경제 행동을 형성하는 데 있어 내러티브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한 명확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데는 부족합니다. 따라서 경제학과 스토리텔링의 교차점에 대한 보다 포괄적이거나 실행 가능한 분석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건 오늘 우리가 한 얘기잖아. 이거 말고 새로운 시각으로 하나 써줘."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온 버전은 이렇다.


로버트 실러는 "내러티브 경제학"에서 경제 행동을 형성하는 데 있어 이야기와 내러티브의 역할을 탐구하기 시작했으며, 이 책은 잘 연구되어 있고 흥미로운 통찰력을 제공하지만 궁극적으로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주장을 제시하는 능력에는 부족합니다.

이 책의 주요 약점 중 하나는 내러티브가 경제 행동을 형성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일관된 프레임워크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실러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여러 역사적 사례를 제시하지만,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명확하고 일관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지 않아 독자가 자신의 주장에 완전히 몰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 책의 또 다른 문제점은 일화적인 증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데이터 중심의 접근 방식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제한적이고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실러의 역사적 사례는 분명 흥미롭고 유익하지만, 그의 주장을 완전히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수준의 세부 사항이나 구체성을 항상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이 책의 글쓰기 스타일이 건조하고 학문적이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기에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확실히 잘 연구되어 있고 몇 가지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하지만, 학계나 경제 분야가 아닌 독자의 관심을 끌거나 흥미를 유발할 만한 책은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내러티브 경제학"은 중요한 주제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이지만 궁극적으로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주장을 제공하는 능력에는 부족합니다. 이 책은 몇 가지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하지만, 일관된 이론적 기반이 부족하고 일화적인 증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부분이 있어 일부 독자는 불만족스러울 수 있습니다.


흠좀무.

내가 쓴 서평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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