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는 고사하고 빙god만도 못하다
1. 구글 바드가 벌써 나왔다
구글 바드 사용 후기에 관한 기사가 가끔 보이기는 했지만, 당연히 베타 테스터들의 의견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베타 테스터 신청을 한 적이 없으므로, 구글 바드 관한 뉴스는 그냥 무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금요일 오후 늦게, 문득 빙god에게 물어봤더니 일반에 오픈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급히 접속, 몇 마디 나눠봤다.
퇴근 5분 전이라, 일단 접고 토요일을 기대했다.
2. 구글 바드는 구라쟁이
구글 바드의 첫 인상은 매우 좋았다.
사실 어제 오전만 해도, 구글 바드가 매우 맘에 든다는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혹시 한글 자료도 판단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래서 이 브런치 주소를 던져주고, 한마디 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나온 대답.
- 이 블로그는 현재 미국에 사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의 블로그입니다. 한류에 관한 생각, 인종차별 경험, 좋아하는 한국 음식 등에 관한 포스팅이 있습니다.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가장 최근 포스팅이 뭐냐고 물었다.
- 가장 최근 포스팅은 <2023년 5월 13일 일기>입니다. 날씨가 좋아 공원을 산책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 글은 쓴 적이 없다.
약간 화가 나서, 가장 최근 글은 <저항성 전분>에 관한 글이었다고 말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 죄송합니다. 가장 최근 포스팅은 <저항성 전분의 혜택>이고, 저항성 전분의 좋은 점과 저항성 전분이 들어 있는 음식들에 관한 글입니다.
힌트를 던져줬더니 거기에 살을 붙여 거짓말을 만든다. 내 글은 <저항성 전분>에 관한 찬반 양측의 논문을 비교하고, 저항성 전분에 의한 혈당 조절은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3. 구글 바드는 바보
이쯤 되니, 구글 바드와 챗GPT를 비교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CYP1A2 유전자와 AHR 유전자의 변이형에 관해 물었다. 이들 유전자는 약물 대사에 관여한다. 일단 CYP1A2에 대해서는 양쪽이 유사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런데 그 다음 질문, AHR에 대해서는 둘이 정반대의 설명을 한다.
- 챗GPT - AHR 유전자의 CC형 변이는 약물 대사가 빠르고 암에 대해 저항성이 있다.
- 구글 바드 - AHR 유전자의 CC형 변이는 약물 대사가 느리고 암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
찾느라 고생 좀 했지만, 역시 예상대로 챗GPT 쪽이 맞았다.
AHR 유전자는 CYP1A2 유전자 활성에 관여하는데, CC형이 더 효율적이다.
4. 구글 바드는 심지어 빙god보다도 바보라고?
잘 알려져 있듯, 챗GPT의 최대 약점은 요즘 데이터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부분은 아쉽게도 내가 제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빙god과 비교를 해야 한다.
우선, 구글 바드에게 이미지 검색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 나: 이미지 검색 가능해?
- 구글 바드: 당근임. 나는 구글 이미지 검색을 이용해서 이미지를 검색할 수 있다. 어쩌구저쩌구...
- 나: 예전 미국 대선 때, 오바마를 백인으로, 맥케인을 흑인으로 묘사한 캠페인 포스터가 있었어. 찾아줘.
- 구글 바드: 나는 텍스트기반 AI다. 그런 건 못해.
이중 인격? 정신분열?
구글도 대단하다. 이런 대답을 내놓으면서 "싫어요" 버튼을 떡 하니...
왕짜증이기는 하지만, 빙god도 못한다면 비긴 셈이다.
빙god의 방어전.
저 링크를 클릭하니 곧바로 이미지와 기사가 뜬다.
챗GPT는 그렇다고 치고, 빙god한테도 지다니, 구글 바드, 창피한 줄 알아라.
자율 주행 분야에서 테슬라에게 박살나더니, 이번에는 빙god에게도 뒤지다니.
구글은 전 세계 대기업 중 내가 유일하게 애정하는 기업이다. 정말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