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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May 07. 2023

로봇 카페?

뭐, 이럴 줄 알았다

동네에 로봇 카페가 있다고 해서 와봤다.

리뷰가 꽤 괜찮아서, 무려 30분을 걸어서 왔다.

가로질러 오겠다고 지도 앱을 무시하고 공원을 가로지르려는데, 공원이 산이었다.

덕분에 등산까지 했다.


도착한 곳.



로봇 팔이 있을 뿐, 그냥 자판기 무인 카페와 같다.

계산을 하면, 로봇 팔이 움직여 커피 머신 아래쪽에 컵을 가져다 놓고, 내가 주문한 메뉴의 <버튼>을 누른다.

(이게 개그 코드 같은데...)

자판기에서 커피가 다 나오면, 컵을 집어 대기 장소에 가져다 놓는다.

영수증에 쓰인 PIN을 입력하면, 트레이로 옮긴 컵을 밀어 바깥으로 내준다. 끝.


일단 커피 값이 싸고, 로봇 팔 움직이는 걸 구경하는 재미는 있다.

커피 맛은... 가격에 부합하는 그런 맛이다.

다만, 예전에 가봤던 무인 카페들보다는 낫다.

달콤 커피 브랜드라 그런가, 아니, 그냥 자판기인데 무슨... 이런 생각을 하면서,

아무튼 동네에 (좀 멀지만) 있는 로봇 카페가 그냥저냥 괜찮아서 (조용해서) 또 와볼까 생각하는 순간...


어르신들이 몰려오셔서 장날 분위기를 연출하신다.

커피 빨리 마시고 나가야겠다.

다시는 올 일 없을 듯.


이때까지만 해도 평화로웠지만...


사족

사실 어르신들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주문 키오스크 콘센트에 컴퓨터를 연결하려고 책상을 옮기고 난리를 치는 모습 때문에 정나미가 떨어졌다. 무개념 인증하는 건가... 주인이 보면 뒷목 잡고 쓰러질 듯.


사족2

이쯤 되면, 예전에 보스턴에서 로봇 덮밥집 못 간 게 더블로 아쉽다. 하필 그 시점에 휴업 중이라니. 뭐, 그것도 로봇팔로 하는 거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재료를 섞는 게 자판기 버튼 누르는 것보다는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사족3

우리나라는 노동자 1인당 산업 로봇 숫자가 세계 1위다. 그것도 압도적 1위. 2위의 2배가 넘는다. 그런데 그건 산업 로봇 이야기고...


사족4

집에 와서 만들어 먹은 팥라떼. 훨씬 맛있다. 이게 과연 커피인가 하는 생각은 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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