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말 Feb 20. 2018

블록체인의 미래는
킬러 앱이 결정한다

이베스트 투증, 암호화폐 보고서 <블록체인을 말하다>

생각보다 깊이가 있는 보고서. 암호화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면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한줄 요약은 대단히 간단하다. 전체 자산의 10% 미만으로, 공부하고, 자기 책임 하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조금 긴 요약은 다음과 같다.
* 블록체인 발달은 암호화폐 거래 활성화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거래 활발 → 블록체인 발달 가속.
* 암호화폐 거래가 거의 없어도, 블록체인의 발달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 암호화폐는 어느날 갑자기 0이 될 수 있는 자산이다. 전체 자산의 10% 미만에 국한해서 투자하라.
* 알트코인은 사실상 크라우드 펀딩이다. 화이트페이퍼를 잘 뜯어 봐라. (어려운 주문이다.)
* 암호화폐 가격은 급격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 선공부, 후투자. 공부가 안 돼 있으면 조정에 못 버틴다.

다음은 기억할 만한 내용 메모다. (--> 표시 이후의 내용은 나의 사견이다.)
* 비트코인의 탈중앙화 속성은 거래세 부과를 위한 거래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 선제적으로 암호화폐를 인정할 나라는 매우 적을 것이다.
* 비트코인의 3대 이해관계자는 채굴자, 개발자, 사용자다. 가장 깊은 이해관계는 채굴자가 가진다.
* 51% 룰에 대한 우려는 현재 수면 아래에 있으나, 위협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 전체 비트코인의 3.1% 주소가 95.5%의 유통물량을 가지고 있다. 잠재적 '신뢰 리스크' 요인이다.
*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시스템 내에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다. 이것은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안드로이드의 위치다. 그런데 분산원장을 필요로 하는 앱이 얼마나 될까? (대단히 똑똑한 질문이다.)
* 현재 블록체인의 key 애플리케이션은 투기적 목적의 거래다. 이것을 대체할 key 애플리케이션이 나타나야 한다.
* 암호화폐의 거래가 중단될 경우, 분산원장을 운영하고 검증하는 자, 즉 채굴자는 동력을 잃는다. 이 경우 소수의 허가 받은 자들만이 참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기대어 블록체인 생태계가 발전해야 한다. 그런데 프라이빗 블록체인 운영에는 유의미한 수준의 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기존 에코시스템의 대형 플레이어가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산업에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 대형 플레이어가 있어야 한다.
* 따라서 이 질문이 핵심이다. 블록체인이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일까? 파괴적 혁신을 가져오려면 이메일 정도의 킬러 앱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 삶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그런 킬러 앱 말이다.
* 분산원장은 현재 FANG에 집중되어 있는 데이터 소유를 평등화시킬 것이다. IBM이 블록체인에 투자하는 이유는 FANG에게 뺏긴 우위를 빼앗기 위해서다.
--> <블록체인 혁명> 등 여러 책에서 주장하는 데이터 소유권 혁명 이야기다. 현재는 FANG 등 기업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무상으로 획득,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한 데이터 교환이 활성화되면, 내 데이터에 대해 내가 매긴 사용료를 받을 수 있다. 그것도 자동화된 시스템을 통해서.
* 재무 분야에서 혁신 시도는 리플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현재 투기적 거래를 제외하면 가장 침투율이 높은 서비스가 리플의 지불결제 시스템이다.
* 리플은 분산원장 대신 Inter-Ledger Protocol, 즉 ILP를 사용한다. ILP를 통해 리플은 기존 은행의 원장에 연결된다. 위기를 느낀 SWIFT 측은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리플과 마찬가지로 당일 처리를 목표로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아니고 빨라진 메시징 서비스의 일종이다.
* IBM은 스텔라와 함께 그로벌 금융 결제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있다. 스텔라는 거래 확정에 사용된다.
* 현재 컨텐츠 산업은 천텐츠 생산자들의 몫이 매우 적은 편이고, 플랫폼 쪽이 대부분의 몫을 가져간다. 따라서 컨텐츠 생산자들은 블록체인을 통한 분산거래를 환영할 것이다. 이러한 혁신은 자율주행보다 느리겠지만, 일어날 확률이 높다. 코닥은 KodaqOne이라는 블록체인 기반 사진 네트워크를 발표했다. 2018년 ICO 목표다.
-->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의 성공을 보면, KodaqOne은 성공 확률이 높아 보인다. 단, SNS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통제에 대한 열망이 기존 SNS의 망외부성 효과를 넘어서야 한다.
* 언제 어디에서난 가상화폐 투자 이야기가 들리는 요즘. 암호화폐가 한국 내에서만 유통되는 상품이었다면 이것은 분명한 고점 시그널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국제 상품이다. 암호화폐는 어떤 나라에서는 아직도 매우 생소한 개념일 수 있다.
* 국가 주도 암호화폐의 성공은 매우 불확실하다. 한 국가에서 발행한 암호화폐를 다른 국가에서 인정해 줄 이유가 없다.
*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 규제는 글로벌 암호화폐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이것이 영원할까? 제2의 중국, 한국이 발생할 것이다. 암호화폐는 다른 국가에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 가격변동과 상관없이 암호화폐의 침투율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 정부에 맞서지 마라. 한국 정부의 규제가 강해지면, 단기 투자는 조심하라.
* 김치 프리미엄이 감소했을 때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시 읽어봐도, 잘 쓴 보고서다. 깊이가 있으며, 폭 넓게 사고한 결과물이다. 글쓴이 송치호 애널리스트를 칭찬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테더 사태와 비트코인 급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