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의 6년 다닌 대기업 퇴사 후 창업기록 EP.03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1편: https://brunch.co.kr/@hanjunlee0628/12
2편: https://brunch.co.kr/@hanjunlee06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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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계산해봤을 때, 약 2천만원 정도의 사업 운영 자금이 필요했다. 물론 정 급하면 내 계좌에 있는 돈을 (이미 쓰고 있음) 쓰겠지만, 심리적으로 불안함이 커질 거라고 생각했다.
머리가 복잡했지만 어찌됐든 그런 복잡함과 걱정스러움을 뒤로 하고 퇴사하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중 오랜만에 여의도 증권가에서 일하는 대학교 후배를 만났다.
퇴사 후 약 한두달 정도의 시간들을 어떻게 보냈는지 그리고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중, 후배가 초반에 창업하는 사람들은 K-start up 같은 곳에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했다.
K-startup을 이때 처음 들어봤다. 이름을 들었을 때는 뭔가 굉장히 딱히 유용할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고 문득 후배가 말했던 그 사이트가 생각났다. 여러 지원사업들이 있었다. 자금, 공간 등등 근데 이게 오히려 너무 많다보니 뭐가 좋고 뭐가 안좋은 건지 감이 안왔다. 그래서 그냥 단순하지만 조회수가 가장 높은 것을 선택했다.
그때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던 사업 공고는 '예비창업패키지 특화분야'였다.
특화분야는 빅데이터,소셜벤처,스마트관광 등의 분야가 있었다. 어차피 일반 분야는 지원 기간이 마감 상태였다. 마침 준비하는 사업이 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쪽이니 한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막상 쓰려고 하니, 일단 워드 혹은 한글을 너무나 오랜만에 써보는 것이었고
양식도 너무 처음 써보는 양식이었다. 취업할 때 썼던 자기소개서 이후에 이런 걸 써보는 일 자체가 처음이었다. 높임말로 써야하는 건지 음슴체로 써야하는 건지 감도 안왔다. (훗날에는 '개조식'으로 써야한다는 걸 알게 된다.)
검색하고 정보를 찾아보고 했으면 좋았겠지만 내가 공고를 봤을 때는 마감 1일 전이었다.
일단 무작정 카페에 가서 노트북을 켜놓고 생각나는 내용들을 써내려나갔다. 그래도 회사 몇 년 다녔다고 그럴듯한 말들이 나왔다. 그리고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은 내가 만들어놓은 MVP(Minimum Viable Product) 의 이미지를 캡쳐해서 넣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게 굉장히 좋은 방법이었다. 이후에 지인들에게 이 사례를 꽤 알려줬는데, 여러 사람들이 합격했다고 연락을 받았다.)
특히 나는 기타 참고자료에 MVP와 관련된 캡처들을 왕창 넣었다.
어찌됐든 하루 만에 후다닥 작성을 마치고 다음날 마감 시간 전까지는 오탈자와 최종 검수를 진행했다.
서류를 접수하고 며칠 지난 후, 서류 발표날이 다가왔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서류 합격한 이유를 나중에 심사위원 활동하시는 분들 통해 알게 되었다.
잘 모르고 했지만 의외로 이게 합격 비결이었던 것이다.
이 내용은 다음편에서 좀 더 자세히 써보려고 한다.